노조 "자정 능력 상실, 경영진 조사해야"김정호 총괄 욕설 논란 대응 및 경영쇄신위원회 직원 포함 요구도
  • 카카오 노조가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에 경영진 조사를 요청했다. 경영진들의 비리 의혹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준신위에 관련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경영지원총괄이 SNS를 통해 폭로한 일련의 경영진 비위 행위에 대해 외부인으로 구성된 준신위 조사 요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 29일 회사 내부망에 글을 올려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들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며 "사익을 추구하다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또 준신위에 경영진 비위행위 조사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폭언과 욕설 조사를 요청하고 경영쇄신위원회에 직원의 참여를 제안했다.

    먼저 카카오 노조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의 경우 다수의 직원들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특권과 특혜를 유지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관련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총괄의 폭언과 욕설의 경우 지위와 우위를 활용한 적정한 업무범위를 벗어나 다수의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며 장애인을 비하는 단어까지 포함돼 있는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기준에 부합하며 어떤 좋은 의도가 있었거나 실수라고 해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게 카카오 노조의 설명이다. 카카오 노조는 "'욕먹을 만했다'를 상황에 따라 허용하게 된다면 직원들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또 경영쇄신위에 직원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카카오 경영진은 최근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남용 사건에서 보듯이 이미 자체적인 자정 능력을 잃었기에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과 다수에 의한 민주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며 "직원들의 눈과 눈높이에서 불의, 불공정, 불합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카카오 노조까지 가세하면서 경영진의 비리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은 격화될 예정이다.

    김 총괄은 최근 이틀 연속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을 SNS 상에 공개적으로 제기한 상태다. 한편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관계자들은 회사 내부 전산망에 공동 입장문을 올려 사업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