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코오롱·LS·HD현대 등 3세 경영진 전면 등장KG, 2세 경영 본격화… 두산, 5세 그룹 경영 합류 내년 경영 불확실성 예상… 신사업 발굴 등 과제
  • (순서대로)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LS그룹 3세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각사
    ▲ (순서대로)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LS그룹 3세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각사
    롯데와 CJ 등을 제외한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인사가 대체로 마무리된 가운데 오너가(家) 3·4세의 존재감이 대폭 커졌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젊은 감각의 오너 3·4세들이 전면에 나서게 된 것.   

    4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1980년대생인 오너 3·4세가 그룹 경영 전면에 급부상했다.

    앞서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서 1960∼1970년대생 오너가 3·4세가 이미 회장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다른 그룹들도 이 같은 추세에 가세하면서 재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달 29일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한 GS그룹은 오너가의 4세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79년생 허윤홍 사장이 GS건설 대표직에 올랐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77년생 허서홍 부사장은 GS리테일의 경영전략서비스유닛장을 맡는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76년생 허철홍 GS엠비즈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전무(40)와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치홍 GS리테일 전무(40)도 상무에서 한 계단씩 승진했다. 

    하루 앞선 지난달 28일 코오롱그룹도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사장을 지주회사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84년생이다. 그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역할을 수행했다. 그룹의 수소사업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자동차 유통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추진을 주도해 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1일 인사를 단행한 LS그룹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를 LS MnM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시켰다. 승진은 아니지만 그룹이 역점을 두고 키우는 배터리사업에 힘을 실어주고자 3세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구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며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의 경우 지난달 10일 단행한 인사에서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유학과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고 2021년 10월 사장에 올라 조선을 비롯한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발굴을 주도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HD현대는 30년만에 전면경영인 체제에서 벗어나 오너경영체제 복귀의 신호탄을 쌓아 올리게 됐다. 

    지난달 초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갤러리아 상무로 발령난 후 1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또다시 1년 만에 부사장에 오른 셈이다. 그는 1989년생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도 겸하고 있으며, 지난달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의 전략기획 담당도 맡고 있다. 

    삼표그룹도 이달 초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대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2019년 사장으로 선임된 지 약 4년 만이다. 정대현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삼표에 입사한 뒤 2019년부터는 삼표그룹 사장으로 일해왔다. 이후 삼표시멘트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쳐 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한솔그룹 오너가(家) 3세인 조성민 한솔제지 친환경사업담당 상무도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사업지원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88년생인 조 부사장은 조동길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장녀인 고(故)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손자다. 그는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부사장을 통해 그룹 전반의 전략 기획을 담당하며 3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KG그룹은 최근 인사를 통해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아들 곽정현(41) KG그룹 부사장이 30일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곽 회장의 딸인 곽혜은(40) 이데일리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두산그룹에서는 5세들이 공식적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상수 씨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의 장남 박상우 씨는 최근 지주사인 (주)두산과 그룹 수소에너지 담당 계열사 두산퓨얼셀에 각각 입사했다. 두 사람은 1994년생 동갑내기다.

    재계에서는 오너 3·4가세 경영 전면 나서면서 신사업 발굴 등 성과 창출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 세계 고금리·고유가·장기 저성장 국면 등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오너 3·4세들이 홀로서기를 통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동시에 먹거리를 어떻게 발굴·육성하느냐에 따라 승계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