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모바일향 전분기 대비 25~28% 상승… 시장 기대치 '훌쩍'감산효과 본격화…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 회복세 힘입어내년 '메모리 봄' 도래 확실… 재무·수익 타격 큰 메모리 기업들 '절치부심'
  • ▲ 삼성전자 용인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용인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지난 3분기 업황 바닥을 확인한 메모리 반도체업계가 4분기 들어 급격히 빨라진 메모리 가격 회복 속도에 미소짓고 있다. 특히 모바일향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내년 도래할 업턴을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 들어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5~28%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겼다.

    김선우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는 중, 최근 주요 스마트폰 업체 향 4분기 모바일 D램과 낸드, MCP 판가는 전 분기 대비 25~28%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앞서 나왔던 시장조사기관들의 메모리 가격 상승 전망치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0월 올 4분기 D램 가격이 13~18%, 낸드는 10~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더 앞서서는 D램 가격이 5~8%, 낸드는 8~13% 상승하는 수준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4분기에 들어서면서 예상보다 긍정적인 신호들이 이어졌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에 더불어 낸드 주요 업체들도 모두 강도높은 감산을 이어온 효과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와중에 수요가 기대보다 일찍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장 분위기 변화를 이끈 것은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이었다. 지난 10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 1월 이후 월간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는데, 이 중 상당수가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이 채운 것으로 분석된다. 10월을 기점으로 신제품을 쏟아냈고 중국 소비자들도 침체된 경기 속에서 교체를 미뤘던 스마트폰 구매에 다시 나서면서 시장이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중화권 모바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되살아나는 상황이 마냥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D램 3사 중에서 모바일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가장 높고 SK하이닉스는 중화권 모바일 고객사들에 저가형 MCP를 다수 제공하며 깊은 관계를 이어온지 오래기 때문이다.

    중화권 모바일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내년 도래할 메모리 반도체 업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4분기부터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당초 예상보다 내년 가격 상승이 더 빨라질 것이고 올해 실적 악화로 고전했던 메모리 업체들의 턴어라운드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힘 입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예상을 깨고 D램 사업에서는 흑자전환을 이뤄낸데 이어 4분기엔 전사 차원으로 흑자 전환에 가까운 수준까지 손실을 회복할 것이라는데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흑자전환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내년 연간 기준으로는 3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상승 사이클에 다시 올라선 메모리 1, 2등의 실적 개선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D램보다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낸드업체들은 내년에도 고군분투를 이어갈 전망이다. 1위 삼성이 D램 사업에서 회복되면서 낸드도 빠르게 가격 정상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이면서 나머지 낸드업체들 간의 생존 게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올해 실적 타격으로 재무 여력까지 잃은 낸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절치부심에 나서면서 낸드시장도 기대보단 빠르게 가격을 회복해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