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자동차 상 최종후보 올라, 상품 경쟁력 입증국내 생산조절 돌입, 2000만원대 할인 재고처분과 대비북미판매 본격화, 가격 경쟁력·현지생산·충전규격 이점
  • 기아가 앞서 공개한 유럽 수출용 EV9 ⓒ기아
    ▲ 기아가 앞서 공개한 유럽 수출용 EV9 ⓒ기아
    기아 EV9이 글로벌 3대 자동차 상 후보에 오르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해외에서는 수상과 더불어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EV9은 글로벌 3대 자동차 상 최종후보에 선정됐다.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 모두 최종후보에 올랐다. 또한 월드 카 어워즈에서는 세계 올해의 차·올해의 전기차·올해의 자동차 디자인까지 3개 부문에서 후보로 뽑혔다.

    이 외에도 EV9은 덴마크 올해의 차 올해의 혁신상과 스페인 유력 일간지 라 반가르디아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미국 켈리블루북 베스트 바이 어워드에서 최고의 3열 전기차 부문을 획득했고, 탑기어 어워즈 올해의 패밀리카·독일 올해의 차 럭셔리 부문·아우토 빌트 골든 스티어링 휠 패밀리카 부문 등에 선정됐다.

    기아 EV9이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로는 3열을 갖춘 전기 SUV로서 디자인과 품질, 주행 성능 등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동화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탑승객을 위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99.8kWh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혁신적인 전동화 사양을 갖추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하면서 안전성까지 인정받았다. 유로 NCAP은 EV9이 승객·고전압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차체 공간이 확보돼 승객의 신체를 안전하게 보호했다고 평가했다. 충돌 시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시켜 추가 사고를 방지하는 ‘다중 충돌방지 제동 시스템’ 등 첨단 안전보조 기능도 주목 받았다.

    해외에서 상품성과 안전에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EV9은 국내대비 2배 가까이 판매되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유럽 현지 시작가는 7만4412유로(약 1억500만원)로 비싼 편이지만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EV9은 내수 판매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사전계약 당시 8영업일 만에 1만대를 넘기면서 화제성을 입증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해 6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5364대 판매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EV9 가격은 7337만원에서 8169만원까지 분포하는데, 풀옵션을 선택하면 1억원대에 육박한다. 상위 트림인 GT-line에 자율주행 3단계 기능 탑재가 보류된 부분도 뼈아프다.

    최근 기아는 EV9 생산을 조절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적극적으로 재고 처분에 나섰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000만원대 차량을 5000만원대에 구매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는 추세다. 임직원을 비롯한 계열사 직원할인을 받거나 재고차·감가차 등 중복 할인이 더해져 최대 2600만원 할인을 받았다는 식이다.

    기아는 북미에서 판매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이달 북미 출시를 앞둔 EV9 가격은 5만4900달러(약 73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국내에는 없는 76.1kWh 배터리를 탑재한 라이트 트림을 내놨기 때문이다.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Y, 캐딜락 리릭 등이 1억원을 넘는 것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뿐더러, 국내 시작가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현재 북미 판매는 국내 생산분의 수출물량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내년 2분기부터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북미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판매량 확대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내년 4분기부터 북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테슬라 충전규격(NACS)을 도입하는 것도 호재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는 1만2000여개다. 미국 전체 급속충전기 중 약 60%를 차지하는 방대한 테슬라 충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10월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EV9의 해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 사장은 “EV9은 수입차를 선택하는 젊은 수요층을 가져오는 걸 목표로 했고 미흡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최고급 가격대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중상급 정도 가격대로, 론칭 초기에 반응이 좋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