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소재 첫 스페인 생산 거점 추진완성차 비중 높은 유럽서 '고강도-고연신' 제품 승부수총 1000억 규모 인센티브 수령 이어 추가 협의 진행중
  •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롯데에머티 제공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롯데에머티 제공
    글로벌 최초로 스페인에 '동박' 생산 기지를 마련 중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럽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프리미엄 완성차 비중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고강도와 고연신 두 가지 기능을 모두 만족하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11일 롯데에머티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인 법인 설립을 마친 가운데 최근 현지 시설 자금 투자를 위한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유상증자도 마쳤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짓고 있는 롯데에머티 공장은 세계 최초로 들어서는 배터리 소재 공장이다. 

    당초 롯데에머티는 2024년까지 2.5만톤 규모의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기로 계획했으나 지난해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후 계획이 일부 조정됐다. 기존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며 생산 물량도 3만톤으로 확대했다. 완공 시기도 1년 뒤로 연기했다. 

    롯데에머티가 각국의 배터리 소재사들이 몰린 헝가리·폴란드 등이 아닌 스페인으로 낙점한데는 스페인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제도가 주효했다. 글로벌 전기차 소재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유럽 곳곳에서도 자국 생산량을 높이려는 유치전도 치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수백억원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을 약속하며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롯데에머티는 2차 인센티브까지 총 1000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수령한 상태며 추가 인센티브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스페인 정부는 공장 준공의 인허가 행정 절차를 빠르게 돕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하이엔드 동박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리적 조건도 롯데에머티 입장에서는 최적의 조건으로 꼽힌다. 스페인 카탈루냐는 지중해와 인접해 사계절 온화한 기후가 특징으로 연중 기온 차가 적어 하이엔드 동박 생산과 품질 관리에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엔드 동박은 6마이크로미터(㎛)이하의 고강도 및 고연신이 달성 가능한 제품군으로 일반동박에 비해서는 가격대가 높고, 고에너지가 필요한 배터리에 채택되고 있다.

    롯데에머티는 현재 5%에 이르는 하이엔드 동박 비중은 내년까지 10% 이상, 2028년 7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매출의 60% 수준에 이르는 장기공급계약도 9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스페인 스마트팩토리는 기존 계획보다 확대된 3만톤 규모로 증설해 유럽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하이엔드 동박 수요를 적극 대응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차별화된 하이엔드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배터리 고객사의 퍼스트 벤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에머티는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는 '유럽 전기차 허브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약 99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폭스바겐 그룹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롯데에머티만 참여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롯데에머티도 이를 활용해 유럽 내 잠재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신생 배터리 기업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전망이다.

    롯데에머티 관계자는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들 사이에서는 하이엔드 동박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고 최근 들어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며 "물론 경쟁사도 하이엔드 동박을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세계에서 하이엔드 동박을 양산하는 기업은 롯데에머티가 유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