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민트,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 퍼포먼스 마케팅 부문 대상… 정여원 팀장 인터뷰가벼운 '밈'으로 20대에게도 삼국지 어필, KPI 19% 초과 달성다양한 지표로 다각도 분석·생성형 AI로 글로벌 캠페인도"대행사 아닌 원 팀이라는 생각으로… 광고주와 같이 호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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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터의 '감'입니다. 브랜딩, 고객관계관리(CRM), 퍼포먼스 등 자신의 버티컬(직종)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드리면 열립니다."더에스엠씨그룹의 애드테크 자회사 팀민트가 컴투스홀딩스의 이터널 삼국지 캠페인으로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내로라하는 굵직한 디지털 마케팅 회사들을 제치고, 설립 2년 만에 국내 퍼포먼스 마케팅 최강자로 인정받은 것이다.브랜드브리프는 '이터널 삼국지'의 퍼포먼스 캠페인을 주도한 정여원 팀민트 PA3팀 팀장을 만나 단기 론칭 캠페인에서 시작해 글로벌 캠페인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소회를 들었다.지난 5월 출시된 이터널 삼국지는 킹미디어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수집형 전략 RPG다. 삼국지는 중국 4대 기서로 수없이 재창작돼 왔다. 게임 업계도 삼국지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에 '진심'이다. 지금까지 삼국지 IP를 차용한 게임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를 필두로 300종이 넘고, 모바일게임 시대에도 삼국지는 여전히 고전의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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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의를 메인 스토리로 하는 이터널삼국지는 아기자기한 도트(픽셀) 감성이 특징이다. 정여원 팀장은 이에 착안해 광고 또한 '밈(패러디물 형태로 인터넷에 퍼진 2차 창작물)'을 사용하는 등 가볍고 캐주얼하게 제작했다.삼국지 타깃의 연령대가 높지만, 도트 게임인 만큼 젊은 연령대의 눈길도 끌 수 있게 한 것이다. 실제 20~54세로 분포한 이용자 중 3040에 이어 20대도 다수를 차지했다는 것이 정여원 팀장의 설명이다.이에 대해 정여원 팀장은 마케터의 '감'을 강조했다. 마케터가 밈의 생명력, 즉 해당 밈이 소구될 만한 유효 시점을 가려내기도 하고, 일러스트와 게임 내 도트 캐릭터 중 강조할 지점을 찾는 것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멋진 일러스트를 보고 게임을 설치한 사람이 많을 순 있지만, 실제 게임 내 도트 캐릭터에 실망할 수 있다. 반면 게임성에 소구된 이용자는 오히려 결제 비율이나 고객평생가치(LTV)가 높을 수 있다.정여원 팀장은 "단순히 광고 단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안을 섞으며 고민을 많이 했다"며 "유입된 이용자들이 활동을 어떻게 이어가는지, 이용자의 생애주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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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당시에는 생성형 AI의 도움이 주효했다. 소비자들이 삼국지 IP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공감대를 조사하고, 현지화 소재를 발굴했다. 삼국지 IP 인지도가 높은 국가인 대만·홍콩·베트남의 경우 인게임 및 세부 영웅에 대한 반응이 우수했다. 반면 일본·미국·태국은 삼국지 자체를 알릴 수 있는 소재들이 우위에 올랐다.빅데이터 기반의 생성형 AI는 마케터의 조수로 톡톡히 활약했다. 실제 핵심성과지표(KPI)를 한국에서는 19%, 글로벌로는 최대 30% 늘리기도 했다.정여원 팀장은 "대부분 사전 조사대로 성과가 나왔는데 삼국지 인지도가 떨어지는 미국에선 오히려 게임성 보다 삼국지 브랜드 관련 소재에 대한 감도가 더 높았다"며 "우수한 게임들이 워낙 많다보니 동양적 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삼국지 브랜드가 잘 먹혔던 것 같다. 주관적인 생각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크게 느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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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와 에이전시는 '한 팀'… 설득의 묘 중요정여원 팀장은 "에이전시(대행사)는 광고주와 같이 일하는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광고주의 호흡을 따라가면서도, 너무 빠르게 가지 않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단가나 로아스(광고비 대비 매출) 등 단순 지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7일 단위로 코호트(사용자 그룹)를 분석했는데, 8일차로 넘어갈 때 결제 금액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지속적으로 트래킹해 ARPU(1인당 결제 금액), 유지율(리텐션) 등을 통해 광고주가 보다 긴 호흡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도록 소통했다고 정 팀장은 밝혔다.
구글 '설치 캠페인'과 '가치 캠페인(tROAS)' 사례도 비슷하다. 설치 캠페인은 모객 단가가 낮고 잔존율이 우수할 수 있으나 기대 매출은 낮다. 반면 가치 캠페인은 머신이 가장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저를 탐색하기 때문에 모객 단가는 높지만 우수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론칭 후반, 매출 중심의 운영이 이루어짐에 따라 설치 캠페인은 종료하기로 결정, 가치 캠페인과 구매 최적화의 액션 캠페인(ACa)을 집행했었다. 기대와 달리 매출 목적의 두 캠페인의 성과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정 팀장은 이를 동 매체 내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로 빠르게 판단해 설치 캠페인 종료를 보류하고 매출 목적의 캠페인을 가치 캠페인 1종으로 좁혀 운영했다.
정여원 팀장은 "2개 캠페인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매출이 나오는 캠페인을 끄는 것은 마케터 입장에서도 모험이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고가치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 가치 캠페인으로 한정해 집행했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정 팀장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각자가 가진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캠페인을 이끌어 나갔다"며 "퍼포먼스 마케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퍼포먼스 마케터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른 쪽으로 확장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선지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한 발자국 벗어나 사고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