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치열한 1위 다툼 원인E클래스, 5시리즈 인기모델에도 출혈 경쟁쏠림현상 심화, 타 수입차 업체 판매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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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와 BMW가 올해 수입차 1위를 놓고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브랜드가 인기 모델에도 파격 할인을 단행하면서 다른 수입차 업체들이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 ‘E클래스’는 다음달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파격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인기 트림의 경우 이미 재고물량의 대부분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E250 아방가르드’의 가격은 7050만원이지만 최대 15% 할인된 조건이 제시되면서 가격이 6000만원까지 내려갔다.전기차 EQS에는 최대 22% 할인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EQS 450+, EQS 450 4MATIC의 출고가는 각각 1억6930만원, 1억9000만원이지만 최대 3605만원, 418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BMW ‘5시리즈’도 출시된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큰 폭의 프로모션이 이뤄지고 있다. ‘520i P0’의 출고가는 6880만원이지만 최대 12.4%(850만원) 할인으로 6000만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3시리즈’의 경우에도 ‘320i’는 5700만원이지만 최대 11.9%(680만원) 인하되면서 4000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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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큰 폭의 가격 할인은 판매가 부진한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3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다.한국수입자동차(KAIDA)에 따르면 1~11월 누적 기준 벤츠 E250이 1만1446대로 1위, BMW 520이 9359대로 2위에 올랐다. 벤츠 E350 4MATIC은 5768대로 4위, BMW 320과 530은 3940대, 3203대로 각각 5위와 10위다.두 브랜드가 인기 모델에도 출혈 경쟁을 감수하는 이유는 올해 수입차 1위를 두고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서다. 1~11월 BMW는 6만9546대, 벤츠는 6만8156대로 격차는 단 1390대에 불과하다.게다가 지난해 ‘학습효과’도 할인 경쟁에 불을 지폈다. 작년 12월 벤츠는 9451대를 판매해 BMW(6832대)에 극적으로 역전하며, 7년 연속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킨 바 있다.다만 두 브랜드의 ‘고래 싸움’으로 인해 다른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은 판매 회복을 위해 신차 출시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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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출시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가격은 5340만원이다. 캐딜락 ‘CT5’도 5640만~614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런데 벤츠 E250이나 BMW 520i 모델이 6000만원 부근까지 내려오면서 고전이 예상된다.아우디도 ‘A6 40 콰트로 프리미엄’(7989만원)에 자사 파이낸셜을 이용하면 최대 19%(1517만원)을 할인해준다. 하지만 큰 폭의 프로모션에도 경쟁 모델인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다.게다가 BMW 320i가 4000만원 후반대까지 할인 판매되고 있는데, 수입 중형 세단 시장에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푸조 ‘508 Allure’ 트림의 가격은 4590만원이지만 315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으면 4275만원까지 인하된다. 폭스바겐 ‘아테온’도 현금 또는 자사 파이낸셜 이용 시 최대 20% 할인된다. 아테온 2.0 TDI 프레스티지는 5767만원에서 4600만원까지 내려온다.하지만 BMW 320i와 가격 격차가 크지 않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벤츠와 BMW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유력하다.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연말마다 ‘밀어내기’가 이뤄지는 게 관행인데, 올해는 1위 대결 때문에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라면서 “프로모션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브랜드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