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상승 사이클 정점 '2025년'…마이크론도 "내년보다 2025년 실적 기대"AI 투자 열풍 탄데다 데이터센터·모바일·PC 수요까지 귀환 '시너지'사상 최대 실적 D램 이어 낸드 시장 회복 시점으로 꼽혀
  •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이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보다 내후년 실적이 더 기대된다"고 말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을 넘어서 역대급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AI 투자 열풍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D램에 이어 회복 속도가 더딘 낸드 플래시 시장도 내후년엔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모리 시장 전체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있었던 1분기(9월~11월) 실적 발표에서 오는 2025년에 메모리 시장 전체가 기록적인 실적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산제이 메호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와 AI시장 성장에 힘 입어 2024년 경영 기반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메모리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론의 실적과 이 같은 전망에 마이크론 주가는 물론이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주도 덩달아 상승했다. 인텔과 AMD, 엔비디아도 모두 2~3% 가량 주가가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X)도 2.77% 상승했다.

    마이크론이 이처럼 긍정적 전망을 쏟아놓기 전 이미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들에서도 오는 2025년이 이번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쪽은 D램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전망을 통해 올해 바닥을 찍은 D램 업황이 내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역대급 호황으로 돌아서면서 특히 내후년인 2025년에는 기존 D램 시장 매출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D램 시장이 AI로 패러다임 전환을 맞으면서 연 매출 1000억 달러(약 132조 원)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역대 D램 시장 최대 매출은 지난 슈퍼 사이클이었던 2021년으로 930억 달러(약 122조 5000억 원) 수준이었다.

    AI에 필수인 HBM을 중심으로 날개를 단 D램은 본격적인 업턴을 맞아 전통 수요인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PC에서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실적에서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모바일 D램은 가격회복에 한창인 상황인데다 내년 1분기 중에는 18~23% 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이후에도 추가적인 가격 상승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 메모리 업황 회복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마이크론 실적으로 회복세가 더뎠던 낸드 플래시 메모리도 개선의 기미를 나타내며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특히 낸드 가격 회복에 주목했다. 업황 침체 정도가 D램보다 심각했고 AI 투자 붐의 수혜를 받기도 어려운 분야가 낸드이다보니 낸드시장은 적어도 내후년엔 가야 체감할 수 있는 업황 회복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에 낸드 평균거래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20% 상승하며 D램 가격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밝히며 예상보다 나은 실적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직 낸드의 경우 출하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감산 규모가 워낙 컸다는 점을 들어 시장 회복의 시그널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한다. 그래도 내년 최악의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내후년인 오는 2025년 상반기 중에는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은 없다.

    내년부터 시작될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인사 이동과 조직개편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내년 폭발적으로 성장을 시작하는 HBM 분야에 인력과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