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적자 LGD… 1조4천억 유상증자 'OLED 투자' 승부수LCD 정리 삼성, 태블릿·전장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속도韓 OLED 점유율 80% 육박… 中, BOE 힘 싣지만 애플向 여전히 난항
  • ▲ (자료사진) 초대형 투명 OLED 테이블. ⓒLG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초대형 투명 OLED 테이블. ⓒLG디스플레이
    삼성과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해 OLED 전환에 고삐를 당기면서 중국과의 격차 벌리기에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점유율로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도 수장 교체와 함께 유상증자도 단행하며 OLED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사업경쟁력 및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OLED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재원의 30%를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투입하고, 40%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일부 재원은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채무상환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전 사업영역에서 OLED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고, 사업 안정성을 더욱 높여 나가고자 한다"며 "전사 차원에서의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선제적 자금확보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성과 확보를 가속화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인사를 통해 LG이노텍을 이끌던 정철동 사장이 신임 CEO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OLED로의 체질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LCD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지난해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종료한 데 이어 중국 LCD 공장도 올해부터 생산량을 50% 축소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 체제 하에서 TV용 LCD 사업 정리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애플의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반등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LCD 사업을 모두 정리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 중심에서 벗어나 TV와 노트북·태블릿·모니터 등 IT용, 전장용 OLED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세계 최초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애플의 차세대 제품 선점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OLED 사업 전환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중국이 42.5%로 한국(36.9%)과 5.6%p 격차를 내며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대형 OLED 시장은 한국이 95.2%로 장악하고 있으며, 중소형 OLED도 한국이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중국도 BOE를 중심으로 OLED 사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OLED 확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ITC 조사를 받으면서 애플을 비롯한 고객사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쳐 추후 영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BOE는 지난달 630억위안(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8.6세대 IT용 OLED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태블릿 OLED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 공급하는 패널이 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는 등 매년 애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아이패드 OLED도 적기 납품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다만 업계는 중국이 LCD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대규모 물량 공세를 통해 2018년에 세계 LCD 시장 1위를 탈환한 경험이 있는 만큼 OLED 분야에서도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협회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든 경쟁을 이어나가는 상황"이라며 "세액공제의 연장 및 제도의 상시화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가 실현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에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