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았지만…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1년 내내 악재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수출한국 마저 흔들PF發 위기 점증… 총선 票퓰리즘까지
  • 2023년 한국경제를 관통하는 화두는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이었다. 여기에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1년 내내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연말엔 급기야 PF발 위기까지 불거졌으며 반도체 부진으로 '수출한국'의 위상도 예전에 미치지 못했다.

    후쿠시마 방류 논란과 의대 정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더해지면서 부담은 가중됐고 침체일로의 부동산, 어수선한 주식시장, 홍콩發 ELS 사태, 총선을 앞둔 각종 票퓰리즘까지 난무하면서 한국경제 전반을 드리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뉴데일리는 바람 잘 날 없었던 계묘년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경제 부문[10대 뉴스]를 선정했다.
  • 고물가·저성장…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1년 내내 고물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예상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좀처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씻어내지 못했다.

    통계청이 밝힌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에 달했다. 저성장 고착화는 현실로 다가왔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했다.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2%로 내려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 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신평사 피치의 전망치도 2.1%에 그쳤다.

    PF 위기 진행형… 집값 2차하락… 건설사 패닉

    집값 하락이 현실화 했다. 10월 '2차 하락장'에 접어든 이후 좀체 반등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쉬쉬하던 PF 불안도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16위 태영건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134조에 달하는 PF대출 잔액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개 건설사가 문을 닫았으며 폐업신고는 366건에 달했다.

    벼랑 끝 카카오… '최고 비상경영 단계'

    경영난에 사법리스크, 시세조종 의혹 등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지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다시 전면에 나서며 '최고 비상 경영 단계'를 선포했다. 40대 여성인 정신아 신임 대표가 어떤 위기 해법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도체 패권 전쟁 가열… 韓 새 희망 'HBM'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부진을 이어갔지만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성화에 따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올해 40억달러에서 2027년 200억달러로 연평균 39% 성장하고, D램 시장에서 HBM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8%에서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괴담 vs 과학…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지난 8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국내에선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 삼중수소(트리튬)가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불안감이 컸다. 야당은 이를 확대 재생산하며 소위 '오염수 괴담'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과학적 기준에 따른 방류 약속을 지키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며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 
  • 의대 정원 확대 갈림길… 의료계 집단 반발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드라이브를 걸었다. 필수·지역의료 붕괴를 풀기 위한 중추적 대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료계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연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로 다음달 의대증원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매도 금지… 주식 양도세 완화… 포퓰리즘 논란

    연말 정부는 공매도 전면 금지조치에 이어 주식양도세 완화카드를 꺼냈다. 과세 기준을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는 공매도도 내년 6월말까지 전면 금지한 상태다.

    증권가의 오랜 숙원은 해결됐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무량판 철근 누락… 공공주택 민간 개방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설계·감리·시공부실로 무려 91개단지중 23개단지에서 기둥주변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부실시공 원인으로는 LH 이권 카르텔이 지목되면서 급기야 LH 독점구조였던 공공주택사업의 민간개방이 결정됐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앞두고 있으며 5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고금리에 역대급 실적, 역대급 상생… 관치 논란 확대

    상생금융이 화두가 됐다. 역대급 실적에 걸맞는 역대급 상생안도 나왔다. 2조원이 넘는 규모다. 하지만 금융권, 특히 은행권을 향한 눈총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편에 이어 조직, 인사, 사회공헌 등 전방위적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시장원리를 벗어난 관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포용'을 앞세운 당국의 정책기조는 내년 총선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유통혁명 가속… '생존' 위한 변화의 원년

    '엔데믹' 이후 펼쳐졌던 소비열풍이 급격하게 가라앉으면서 소비침체가 가시화된 첫 해가 됐다. 기존 유통업의 방식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하기 힘들다는 위기감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대백화점그룹도 CEO 세대교체에 이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