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복합위기 어려움… 성장 동력 발굴 주문최태원 SK 회장, 해현경장의 자세 강조… "새로운 발상·시도" 요청신동빈 롯데 회장, '인공지능(AI) 전환' 주문김승연 한화 회장 "그레이트 챌린저로 미래기회 선점"
  •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과 6대 경제단체장 등 경제계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과 6대 경제단체장 등 경제계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고물가·고금리·저성장의 삼중고 기조에 미중패권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비장한 각오로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CJ, 효성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2024년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나라 사상가 동중서가 무제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관습을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발상과 시도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취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가 '차별적 고객가치'"라면서 그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꼽았다.  

    그는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온리원(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재도약을 위한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 사업 구조의 과감한 개편”을 주문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을 주문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관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시대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란 용기를 따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규사업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욱 깊이 몰입하여 추진해야"한다며 특히 사업의 디테일에서부터 차별성을 만들며 한 발 앞선 결과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경기 침체나 사업환경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 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고 전했다.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산업바이오, 순환경제, 전기차(EV)충전 등의 신사업 영역은 '스케일업'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기대했다. 가상발전소(VPP)를 비롯해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풍력발전 등 뉴에너지 사업과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의 신사업 영역은 기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사업화 탐색과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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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우리는 그 제품을 만드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히 평균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그룹 핵심 가치인 ‘온리원(ONLYONE)’ 정신을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구조 개선·글로벌 성장 등 2024년 경영 목표를 철저히 실행하고, 2024~2026년 중기계획인 그룹의 퀀텀점프 계획을 분명한 질적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두 가지 전략을 언급했다. 특히 핵심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조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최고 인재를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책임지는 문화를 확산해 적임자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며 "미래를 위한 도약을 과감히 시도하려면 현재 딛고 있는 발판을 더 단단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우리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이 성장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을 맛볼 수 있다. 하기로 한 일은 어떻게든 해낸다는 강한 신념과 절박함으로 백 번, 천 번, 만 번 도전하는 효성인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책임경영 실천을 당부했다.

    이 밖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먼저 나를 바꿔야 한다. 나를 변화시키는 일은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즉 겸손함에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반세기 넘게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굳건히 성장해 온 포스코그룹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어려움을 극복해낼 저력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고 믿는다"며 "친환경 성장 비전을 중심으로 역량을 연마하고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면 올해 2024년은 포스코그룹이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가는 기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