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OLED 사업 손실로 가격 인상 추진'저가 판매' 한계 봉착… 중저가 브랜드 '리지드 OLED' 선호BOE, 애플 공급 차질 속 내수 점유율도 삼성에 뺏길 위기
  • ▲ 자료사진. ⓒ삼성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디스플레이가 OLED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지만, 이로 인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은 OLED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는 OLED에서도 BOE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내수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지만 LCD와 마찬가지로 '저가 판매'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은 OLED 시장점유율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으로 되레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외면할 처지에 놓였다. OLED 가격이 인상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 OLED로 눈을 돌린 것이다.

    리지드는 단단한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반면 플렉서블은 박막봉지를 사용해 보다 유연한 특징을 가진다. 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플렉서블 OLED를 사용한다.

    BOE를 비롯한 중국 패널업체들은 뒤늦게 중소형 OLED 시장에 뛰어든 만큼 리지드를 건너뛰고 플렉서블에 투자를 했다. 리지드보다 낮은 가격에 패널을 공급하며 점유율 확보에 주력해왔는다. 현재 중국 패널업체 중에서 리지드를 생산하는 곳은 에버디스플레이 뿐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리지드 OLED 생산능력(CAPA)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리지드, 프리미엄 제품에는 플렉서블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내수용 저가 LCD 스마트폰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리지드 OLED로의 교체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내수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중국 패널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 패널업체인 BOE는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에 공급하는 패널이 초기에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데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ITC 조사를 받으면서 애플을 비롯한 고객사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쳐 추후 영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고정비가 높은 산업인데 중국 패널기업은 낮은 OLED 팹 가동률 재고, 스마트폰기업과 협력관계 구축 등을 위해 저가 판매에 집중했다"며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은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성장했으며 지방정부 등은 OLED 사업의 재무실적을 기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이 플렉서블 OLED 패널 가격을 인상하자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은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 패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