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인력·시설 갖췄는데도 '헬기 이송' 논란 여전서울대병원 "난도 높은 수술" 발언 도마 위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혈관 손상 분야는 우리가 최고 수준"
  • ▲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 한강 노들섬으로 응급 헬기로 이송된 이후 서울대병원 SMICU를 타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 한강 노들섬으로 응급 헬기로 이송된 이후 서울대병원 SMICU를 타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A등급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을 패싱하고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된 문제를 두고 부산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를 역행해 지역의료를 짓밟은 상황이라고 분노했다. 

    4일 부산시의사회는 "이재명 대표의 피습사건과 관련 부산대병원에서 1차 응급조치가 이뤄진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이중적이며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에 지역의료인들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했어야 함이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대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권역외상센터를 갖춘 곳이다. 이 대표가 이송된 당시 응급수술이 가능한 인력과 시설이 충분한 상태였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의 수술의 질 격차가 벌어질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은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부산대병원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김영대 교수는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의학적 측면에서는 외부 이송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대표 가족들이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결정했고 나는 헬기로 이동하기 위험할 정도로 위중하지는 않지만, 당장 상처를 치료하는 응급수술은 필요하다 판단해 이 대표의 서울 이송이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부산대병원은 '가족의 요청'에 의해 서울대병원 측에 전원 여부를 확인한 것이고 서울대병원이 이를 받아 이송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수술이 가능했던 권역외상센터를 패싱한 것은 응급체계를 역행하고 서울대병원이라는 이름값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의료계 분석이다.  

    부산시의사회는 "겉으로는 지역, 필수의료를 논하면서 숨겨둔 선민의식이 베어져 나온 민주당의 국민 기만행위이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막상 자신들이 다급하니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였고 이는 지역 의료인들은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