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가동률 '뚝', 재고자산회전율 하락중국발 '공급과잉' 속 전기차 등 전방산업 수요 위축 영향말레이시아 등 해외 거점 경쟁력 확보 통한 수익성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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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업계가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발 공급과잉이 이어진데다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감소하면서다. 국내 주요 동박사들은 공장 가동률 조정 등 효율 개선에 힘썼지만 재고 부담이 늘어나면서 실적 난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의 지난해 3분기 공장 가동률은 61.6%로 나타났다. 전년도 같은 기간(98%) 대비 35.4%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공장 가동률도 92.9%에서 79.7%로 감소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가동률 조정에도 재고 리스크는 피해가지 못했다.이들의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동박 3사의 재고자산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늘거나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았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기업의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횟수다. 기업이 재고를 얼마나 빨리 판매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로 값이 높을 수록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SK넥실리스의 재고자산은 5083억원으로 전년(5499억원) 대비 수치는 줄었지만 재고자산 회전율은 4.7회에서 4.3회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대비 43.4% 증가한 3801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1804억원의 재고자산이 쌓여있다. 2022년 3분기 1779억원 보다 4.6% 늘어난 수치다.이 같은 상황에 연간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지난해 4분기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예고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흑자를 이어갔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5억원으로 직전 년도 4분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내내 분기 적자를 기록해온 솔루스첨단소재도 4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요 개선에 따른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동박업체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 절감에 힘쓰고 있다.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료와 인건비가 저렴한 말레이시아에 나란히 생산 기지를 건설했다. 전기료는 동박 제조 원가의 1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데 말레이시아 전기료는 국내보다 50%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말부터 말레이시아 1공장에서 동박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2공장은 올 1분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1·2 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5만7000톤(t) 규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 2018년 처음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건설했다. 현재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인 5·6 공장이 올해 가동에 들어가면 현지 총 생산량은 연산 6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동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동박 생산량이 감소했고 전력 단가 등 원가는 높아진 상태"라며 "어려운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밖으로는 해외 거점을 활용한 원가 절감, 내부적으로 기술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을 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