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 3.4% 올라…시장 예상치 웃돌아나스닥‧S&P500 등 뉴욕증시 보합권 마감…국채 금리는 하락금리 인하 시점 예상보다 늦을 전망…韓 증시 기대감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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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스피 지수 상단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미국 증시는 보합권 수준에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일보다 0.07%(3.21포인트) 떨어진 4780.24로 장을 마쳤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4%(15.29포인트) 오른 3만7711.02로, 나스닥은 0.00%(0.54포인트) 오른 1만4970.1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낙폭을 줄여 보합권에 마무리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헤드라인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1월의 전년 대비 상승률(3.1%)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2%)보다 높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했다. WSJ의 예상치 3.8%보다는 높았지만, 지난 11월 상승률인 4.0%보다는 낮았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피봇(pivot‧금리 인하)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관망세가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증시가 앞으로도 당분간 조정기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기 위해선 당분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정책 수준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제한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CPI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과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는 점 등은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난한 CPI 결과로 인한 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에서 이날 국내 증시는 7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이 기대된다"라면서도 "개별 이슈에 종목 장세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대내적으로는 작년 연말 외국인의 선물 과매수, 배당차익거래 프로그램 대량 매수의 후폭풍이 진행 중"이라며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5조원 가까운 선물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11일까지 약 4조원이 매도로 출회, 아직 매물 부담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대부분 업종에서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인 것은 물론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세가 뚜렷하다"라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세가 주춤해지며 코스피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채 시장 반응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CPI가 금리 인하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전일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5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74%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도 11.1bp 급락한 4.258%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표 자체가 연준의 의사결정 방향을 변화시킬 정도의 영향력은 없다고 생각하며, 예상됐던 반등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라며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