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페이-위시카드 흥행 견인…신규 회원 1위 달성 등 경쟁력 강화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체질 개선으로 '1등 카드사' 달성 목표"거센 바람 직면…그간 다져온 토대에서 폭발적 성장하는 한 해 희망"
  • ▲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KB국민카드
    ▲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KB국민카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재신임을 얻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신뢰 속에서 업황 침체에도 고객 수를 늘리고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본업에서의 내실 성장과 체질 개선을 통해 부진했던 영업실적과 가중된 재무부담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창권 대표가 2022년 취임사와 지난해 신년사에 이어 올해도 강조한 '1등 카드사' 달성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이창권 대표를 1년 더 연임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2+1(최초 임기 2년, 연임 1년)' 임기제가 통용돼 이 대표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2년 임기만 마치고 물러난 대표들도 있는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상존했다.

    무엇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선택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는 데에 의미가 적지 않다. 이 대표는 2015년 양종희 회장이 전략총괄을 담당(부사장)하던 당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등 양 회장과 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KB금융지주에서 전략총괄(CSO) 전무, 글로벌부문장 부사장, 글로벌전략총괄(CGSO) 부사장 등을 지낸 만큼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에는 2022년 1월 선임됐다.

    전략·글로벌 부문의 컨트롤타워 경험을 바탕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해외시장 인오가닉 진출 등으로 그룹의 안정적 이익 기반 마련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카드의 해외법인은 캄보디아 2곳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모두 4곳이다.

    이와 함께 종합금융플랫폼과 상품군 구축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 대표는 2022년 모바일홈 앱과 리브메이트 앱 서비스를 'KB페이'로 통합하는 '원 플랫폼'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출시 2년 8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했으며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국민카드가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새로운 카드 라인업 구축도 성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KB국민 위시(WE:SH)' 시리즈 카드는 KB국민카드가 선보인 역대 카드 중 가장 빠르게 50만좌를 돌파(11개월만) 하는 등 '흥행 카드' 반열에 올랐다. 현재 56만좌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신규 회원 수는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제쳤다.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누적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국민카드가 141만명, 현대카드 139만명, 삼성카드 129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외형성장보다 내실 성장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기초 이익체력을 확보했고, 유실적 회원 확보로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금융자산의 확대를 통해 성장의 토대도 차근차근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 ▲ KB국민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KB국민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이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기조로 카드업계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 친 가운데 내년에도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국민카드의 실적 부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49억원으로, 전년동기 3559억원에 비해 22.7%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1년 4211억원, 2022년 383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감익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2022년 1월 이후 실시된 우대가맹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가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이자비용률 상승이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누계 이자비용률은 3.0%로, 전년동기 2.1%에 비해 가중됐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향후 시중금리가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달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도 "높아진 조달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에 이어진 가운데 건전성 저하로 대손 부담이 크게 확대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며 "경기 침체 및 높아진 금리로 인한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조달비용 부담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비율)은 1.22%로, 전년동기 0.99%에 비해 0.23%p 악화했다. 앞서 2021년 3분기 1.05%에서 0.06%p 줄어들었으나, 재차 높아진 것이다.

    연체율이 높아지자 대손충당금을 늘리면서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 불가능한 채권으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충당금은 모두 1조799억원으로, 전년동기 8993억원에 비해 20.0% 늘어나면서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0년 7775억원, 2021년 8868억원, 2022년 9458억원 순으로 상승하고 있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민카드 측은 "고금리 시기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당국 기준에 부합하는 지속적인 점검 및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현재 리스크관리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용위험 경제적 자본 측정 및 한도 관리, 포트폴리오 모니터링, 신용평가모형 운영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 대표의 올해 화두 역시 내실 성장과 건전성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과제로 △본업 내실 성장 △미래 성장동력 발굴 강화 △사회적 가치 창출 확대 △고객의 마음을 담는 플랫폼·데이터 기업 진화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바람이 불고 있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기보다 1%의 가능성에도 99%의 믿음을 갖고 꿈을 향한 여정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2024년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업에서의 '내실 성장'과 '체질 개선'을 통해 1등 카드사를 향한 성장의 발판을 다져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