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가전 대폭 축소, 유럽가전 IFA로韓 여전히 존재감 과시했지만 주목도 줄어신제품 공개 이벤트 대신 '미래 모빌리티'로 선회CES 메인, 모터쇼로 변화
  • ▲ CES 2024 LG전자 전시장 내 모빌리티 콘셉트카 '알파블' 전시 모습 ⓒLG전자
    ▲ CES 2024 LG전자 전시장 내 모빌리티 콘셉트카 '알파블' 전시 모습 ⓒLG전자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열리는 첫 CES에는 예년 대비 더 많은 참가기업들과 관람객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기업들은 연초 CES 참가를 통해 연간 사업 계획을 한 눈에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만큼 전시에 공을 들이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미국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면서 중국업체들이 전시에 대거 불참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국과 중국에 밀려 전자산업에서 설 자리를 잃은 일본도 CES 참여 명단에서 속속 빠졌다. 결국은 여전히 삼성과 LG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흐름을 주도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열풍이 분 AI(인공지능)가 CES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난 몇 년간 조금씩 축소되는 분위기였던 가전이나 IT 기기 전시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었다. 대신 기기 간 초연결이나 AI 탑재로 달라지는 생태계에 초점을 두고 업계를 망라해 관심도가 높은 지속가능성 등을 알리는데 무게가 실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중국 TCL과 하이센스,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 이제는 대만기업이 된 샤프까지 내로라 하는 전자기업들의 전시장 핵심에는 '모빌리티'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 모빌리티는 대부분 미래차 모습을 구현한 콘셉트카로, 전자기업들이 앞다퉈 전면에 내세웠을만큼 전자산업의 미래가 달린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CES의 메인 전시였던 TV 대신 이제는 자동차가 개인과 가정의 중심에 있는 허브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보다 전장화되는 자동차가 새로운 IT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금맥으로 떠오르면서 전자업체들이 기존 가전이나 TV, IT제품 보다도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전자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가전, TV, IT제품 전반에서 이전만 못한 성과를 내고 있어 고민이 깊다. 반면에 앞선 10여 년간 준비해온 차량용 전장시장에서 속속 성과를 거두면서 미래 성장 기반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AI와 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CES도 전자쇼에서 모빌리티쇼로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 1967년 첫 전시를 시작한 CES는 이후 산업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성격과 모습을 달리해왔지만 최근 불어닥친 AI와 모빌리티 열풍으로 사실상 모터쇼에 가까운 형태로 완전히 변모했다. 그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전자산업 전반이 큰 변화의 계기를 맞이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 간 합종연횡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혁신의 주인공 자리를 전자산업이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