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오픈… 식사빵·스프 등 식사대용 메뉴 제조5~12시간 투자해 매일 22종 빵 생산건강한 재료 사용한 베이커리… 영농 기업과 협업 통한 상생 이어나가
  • ▲ 롤리폴리 르밀 기획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오뚜기 브랜드경험실 오윤식(34) 팀장ⓒ정상윤 기자
    ▲ 롤리폴리 르밀 기획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오뚜기 브랜드경험실 오윤식(34) 팀장ⓒ정상윤 기자
    "회사 사시(社是) 중 '인류 식생활 향상'이라는 부분이 있어요. 밥, 면 외에도 사람들의 주식이 되는 '빵'을 건강하고 정직한 재료로 만들어보자 하는 의도로 '롤리폴리 르밀'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9월, 오뚜기가 논현동 베이커리 매장 '롤리폴리 르밀(이하 르밀)'을 운영하기 시작한 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오픈 초기 '소스, 라면 기업이 빵을 만든다고?' 의아함과 호기심을 동시에 표하는 소비자들도 다수였지만 이제 르밀은 어엿한 전문 베이커리숍으로 정착했다.

    지난 16일 오후, 선정릉역 인근에 위치한 르밀 매장을 찾아 르밀 기획·운영을 맡고 있는 오뚜기 브랜드경험실 오윤식(34) 팀장을 만났다. 브랜드경험실에서는 르밀과 함께 운영 중인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 등의 운영을 함께 맡고 있다.

    오윤식 팀장은 "르밀에 앞서 2020년 11월 라면·카레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 2021년 8월 이탈리안 레스토랑 홀을 오픈했는데, 업장에서 빵이 필요한 경우들이 종종 있었고, 오뚜기에도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어 직접 베이커리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롤리폴리 꼬또는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기증한 집터 '함하우스'에 들어섰다. 바로 옆 르밀 매장은 오뚜기의 IT기업 RDS 유휴공간을 활용해 오픈했다. 
  • ▲ 논현동에 위치한 롤리폴리 르밀 매장 외관. 바로 옆 건물에는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가 자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논현동에 위치한 롤리폴리 르밀 매장 외관. 바로 옆 건물에는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가 자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오뚜기는 제대로 된 베이커리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9개월 간의 많은 노력을 거쳤다.

    오 팀장은 "롤리폴리 꼬또와 통일된 느낌을 주고 싶어 외관 벽돌을 같은 소재로 준비했고, 모던한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로고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롤리폴리 꼬또 로고는 손으로 그린 서체를 이용한 반면 르밀은 가느다랗고 세로로 긴 로고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회벽, 나무, 돌 소재를 이용해 꾸몄다. 풍차 속 제분기를 형상화한 나무 오브제를 비치해 감각적인 느낌을 더했다.

    르밀에서는 최소 5시간에서 최대 12시간 이상을 투자해 22종 빵을 매일 생산한다. 판매되지 않은 빵은 당일 폐기하고 있다.

    주요 메뉴는 식빵, 깜빠뉴, 바게트 등 식사 대용 빵과 구움과자, 스프 등이다. 소금빵, 무화과 크림 치즈 빵, 사과빵 등이 최근 인기 메뉴다. 들깨 치아바타의 경우 이곳 르밀 매장에서 자체 개발한 특화 메뉴다.  
  • ▲ 오윤식 팀장이 르밀 기획과 베이커리 제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오윤식 팀장이 르밀 기획과 베이커리 제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오 팀장은 "특히 르밀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영농 브랜드에서 직접 재료를 받아 매장에서 가공, 발효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는 "밤 철이 되면 공주에서 직접 밤을 공수해 손질, 밤빵을 만들고 고구마 철이 되면 해남 농장에서, 여름이 되면 제주도에서 초당 옥수수를 받아 빵을 만드는 식"이라며 "최근에는 제주도 귤메달이라는 영농 브랜드와 협업해 바로 수확한 황금향, 한라봉 등을 활용한 주스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작은 영농기업 브랜드를 돕고, 알릴 수 있어 선순환적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오 팀장 설명이다. 

  • ▲ 오윤식 팀장이 르밀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오윤식 팀장이 르밀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르밀 운영 후 오뚜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오 팀장은 "오뚜기 전반적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르밀을 통해 '오뚜기에 이런 제품들도 있었구나', '오뚜기가 좋은 재료를 통해 맛있는 빵도 만드는구나' 생각해주시는 소비자들이 생겨나며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SNS를 통해 인테리어, 뛰어난 맛 등이 입소문을 타며 르밀을 찾는 젊은 층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호응이 이어지고, 매출도 매월 늘고 있지만 베이커리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은 없다.

    오 팀장은 "애초에 베이커리 사업 진출을 위해 시작한 브랜드가 아닌 만큼, 현재 공간에 한정해 운영을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르밀은 계절과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변화해나갈 예정이다. 오 팀장은 "최근에는 '스프와 빵을 곁들이면 좋을 듯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스프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라며 "진심을 담아 운영하는 르밀의 앞날을 응원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