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 하림산업에 300억원 규모 출자… 3개월만에 추가 유증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 이후 1년1개월간 1300억원 규모 수혈식품사업 적자… HMM 인수, 양재 프로젝트 앞두고 그룹 부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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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이 하림그룹의 ‘밑빠진 독’이 되고 있다. 매년 모회사의 수혈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지속되면서 부담만 커져가는 모양새다. 특히 새해부터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모기업의 지원 빈도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림산업의 최근 반년간 유상증자는 총 3회로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22일 하림산업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지난 19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총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하림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하림지주는 오는 23일 유승자에 참여할 예정이다.이로서 하림지주의 하림산업에 대한 누적 출자액은 1300억원을 넘기게 됐다. NS홈쇼핑(엔에스지주)으로부터 하림지주를 자회사로 넘겨받은지 약 1년 1개월만이다.주목할 점은 하림산업의 유상증자 빈도다. 하림산업이 NS홈쇼핑 자회사로 있던 당시 연 1회 수준의 유상증자는 하림지주 산하에서 급격하게 늘어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2월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7월 다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어 지난 10월 다시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최근 반년 사이에만 3회, 총 1000억원의 출자가 이뤄진 셈이다.이런 하림산업의 잇따른 유상증자는 지난 2021년 식품사업 진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림산업은 출범 이후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온 계열사다. 특히 ‘더미식’ 등의 식품사업 진출 이후 적자규모는 크게 커졌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0년 294억원에서 지난 2022년 868억원으로 4배 이상 커진 상황. 지난해에도 다양한 HMR 제품을 출시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고스란히 하림지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배경이 됐다.문제는 앞으로 들어갈 자금이다. 하림산업의 주력 사업은 사실 식품이 아닌 부통산 개발 사업이다. 하림그룹의 미래사업으로 손꼽히던 하림산업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프로젝트가 지난해 말 서울시로부터 조건부 인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 2016년 양재동 부지를 사들인 이후 수년간 물류단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이 과정에서 사업비만 약 6조8000억원 규모. 하림그룹은 사업비를 토지 가격과 펀드에서 조달하는 금액 등 자기자본 2조3000억원 외에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과 3조8000억원의 분양수입으로 마련한다는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올랐고 하림그롭으로선 이 외에 해운사 HMM 인수에 6조원 대 투자금을 조달해야되는 상황이기도 하다.업계 관계자는 “하림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식품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M&A와 대형 물류사업 프로젝트까지 겹치면서 자금조달 이슈는 지속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조달에 앞서 하림산업의 재무건전성 보완 차원에서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이와 관련 하림지주 관계자는 “예정돼 있던 하림산업 식품사업에 대한 투자”라며 “다른 사업의 자금조달 이슈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