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작동 제대로 안돼기능 껐는데도 경고 사례 잇따라실내카메라에 스티커, 포스트잇 부착해 가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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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전방을 주시 하면서 운전했는데, 경고가 계속 뜨네요. 경고가 5회 누적되면 일주일 동안 오토파일럿 기능을 쓸 수 없는데, 실내카메라를 가려야 할지 고민됩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초 자사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과 관련된 업데이트를 배포했다.앞서 국토교통부는 이달 5일 “오토파일럿 사용 시 운전자에게 충분한 경고음 및 경고메시지를 주지 않아 안전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테슬라코리아가 총 6만3991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번 업데이트는 오토파일럿이 작동하는 동안 차량의 실내 카메라가 운전자의 부주의한 운전행위를 감지할 경우 경고를 하는 시스템이다. 계기판에는 운전대 모양에 빨간 손이 감싸는 형태로 표시된다.경고가 5회 누적되면 해당 차량은 일주일 간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다만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중심으로 일부 차량에서 전방 주시를 했음에도 경고를 받았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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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확보를 위해 잠시 사이드미러를 쳐다봤는데 부주의한 운전행위로 간주되거나, 심지어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지 않았는데도 경고가 쌓이는 사례도 있었다.모델Y 차주인 A씨는 “전방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주행했는데도 경고가 누적되어서 매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이에 따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실내 카메라를 스티커나 포스트잇, 명함 등으로 가리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오토파일럿에는 전방 차량에 맞춰 속도과 거리를 유지하는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 차선을 유지하는 오토스티어 등의 기능이 포함됐다. 특히 운전자들은 장거리 주행 시 오토파일럿 기능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또한 이번 업데이트 조치에 대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차주 B씨는 “비싼 금액을 들여 차량을 구입했는데, 이런 식의 업데이트가 이뤄질지 몰랐다”면서 “만약 경고 누적으로 오토파일럿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이건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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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업데이트에 공감하는 분위기다.국내외를 막론하고 일부 테슬라 차주들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맹신하고 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계속 쳐다보거나 영상을 시청하고 수면을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수년 전에는 차량의 경고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추 형태의 ‘헬퍼’를 스티어링 휠 옆부분에 부착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업데이트로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최영석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는 “테슬라가 안전을 위해 업데이트를 실시했는데, 오히려 실내 카메라를 가려버리는 편법을 조장한 셈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한편, 테슬라코리아 측은 “국토부의 리콜 조치에 따라 현재 안전 상 개선된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