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경총·무협 임기 2~3월 종료3명 모두 연임 의지 피력… 교체 가능성도총선 앞두고 경제단체들 입지 다지기 나서
-
총선을 앞두고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여야 모두가 경제회복을 전방에 내세운 만큼 경제단체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일 재계에 따르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임기가 이달 종료된다. 두 사람 모두 CJ그룹과 LS그룹을 이끄는 재계 원로다. 민간 출신 수장이 들어선 이후 두 경제단체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번지는 한 해 인데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임시투자세액공제 한시 적용 등 국내 이슈도 산적해 있어 경제단체들의 행보도 발빨라질 것으로 보인다.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진정되는 국면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중심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기간 동안 침체됐었던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고삐는 죄는 상황에서 경제단체들이 정부와 해외 기업들과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는 등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
손 회장과 구 회장은 연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18년 3월 취임 후 3번째 연임을 거친 손 회장은 4연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여부에 대해서 "회원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지난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진일보한 노동문화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구 회장 역시 최근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이사회 이사장 연임을 확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관치 이미지가 강했던 무역협회에 2021년 15년 만에 첫 민간 출신 협회장으로 선출된 만큼 조금 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취임 후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 경제교류를 강화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는다.하지만 연임을 장담하긴 이르다. 손 회장은 이미 3연임(6년)을 한데다 85세라는 고령은 약점으로 꼽힌다. 손 회장이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근로시간 개편, 노란봉투법 등 노사간 이해관계가 대립한 이슈에서 재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지금은 한국경제인협회로 변신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의 통합을 주장하며 갈등을 낳은 이력도 발목을 잡는다. 현재 한경협은 류진 풍산 회장을 협회장으로 선출하고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무역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이 다시 이끌 수 있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구 회장이 민간 출신 협회장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무역과 외교가 떨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정책과 발맞출 인사가 이끌어야 한다는 명분에서다.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으로 이관섭 전 정책실장이 올라서며 입김이 강해진 것도 협회장 교체설에 힘을 싣는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이 비서실장은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을 거쳐 이번 정부 대통령실에 합류했다.내달 임기를 마무리 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첫 취임 후 재임기간이 길지 않았고,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는 등 현 정부와의 스킨십도 긴밀하다. 최 회장 역시 연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으며 왕성한 대외 활동으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대한상의, 경총, 무협 등 3개 단체는 설 연휴 이후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총선은 경제계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되기 때문에 경제단체들도 이번에 리더십 있는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려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