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하나, 페퍼 등 연 4~7% 상품 선봬예금금리 내리면서 수신잔액 한달새 4조 '증발'금리 차 줄면서 중도상환수수료 수익도 '반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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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가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최고 7%대 고금리 특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높은 금리가 경쟁력인 저축은행의 메리트가 사라지자 수신잔액이 4조원 이상 증발하고 중도상환수수료 수익도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은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연 4.90%의 '청룡비상 정기적금'을 지난달 17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월 10만원부터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계약 기간은 12개월이다.하나저축은행은 최근 '잘파(Z세대+알파세대) 적금'을 출시했다. 가입 대상은 만 16세 이하 본인과 그 부모다. 월 최대 10만원까지 최장 3년간 연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기본금리 연 6.0%에 만 12세 이하 아동·청소년 본인이나 그 부모에게는 연 1.0%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7.0% 금리를 준다. 입학·졸업일로부터 6개월 이내 중도 해지시 특별중도해지 금리도 적용받을 수 있다.페퍼저축은행도 반려동물 가족에게 특화된 '페퍼스 펫적금 with 핏펫' 적금 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별도 우대금리 조건 없이 연 5.5%의 기존금리에 최대 50만원까지 6개월간 납입하는 상품이다. 상품 가입시 반려동물 플랫폼 '핏펫'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와 할인 쿠폰을 최대 2만원 제공한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10조원으로, 전월 115조원에서 한 달 만에 4조4453억원이나 빠졌다.지난해 하반기 고금리 예금만기에 대응해 높였던 예금금리를 빠르게 낮추자 자금 이탈이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다. 수신잔액 감소폭은 10월 2조6193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전년동기 121조원에 비해서는 10조5713억원이 줄었다.저축은행들은 2022년 하반기 금리 상승과 수신 경쟁에 대응해 고금리 예금을 내놓으며 수신고를 늘렸다. 그러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했다.이에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온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신금리를 단기간 높인 뒤 다시 빠르게 낮췄다. 금리 수준도 전년에 미치지 못했다. 시중은행보다 1%p 정도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던 과거와 달리 은행권과의 금리 차도 크지 않았으며 오히려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최근에는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대로 떨어진 상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한 달 전 연 3.96%였으나 이날 기준 연 3.81%다.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아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Sh수협은행 'Sh 첫만남우대예금' 연 4.12%다.반면 저축은행권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4.30%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날 기준 대아, 더블, 유니온 저축은행이 연 4.3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3.50~4.00%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저축은행권의 연 4.5% 이상 정기예금이 60개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고금리는 연 4.65%까지 올라갔다.게다가 중도상환수수료도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더 싼 금리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빌린 돈을 미리 갚는 고객들이 줄어든 것이다.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직전 1년 동안 79개 저축은행들이 거둔 중도해지수수료 수익은 총 6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2% 줄었다.저축은행별로는 SBI저축은행의 중도해지수수료 수익이 129억원으로, 같은 기간 33.1%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77억원)과 페퍼저축은행(48억원)도 각각 45.7%와 55.2%씩 해당 금액이 줄었다.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연초마다 고객들이 선호할 만한 구성의 특판을 출시하고 있다"면서도 "재작년 유치한 연 6%대 고금리 특판 예금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수신금리를 이전 수준까지 올리는 움직임이 없다 보니 시중은행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에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