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4조원대 수출계약작년 수주 9조5881억, 잔고 19조5934억"매출 및 영업익 2배 증가 전망"구본상 복권으로 경영활동 날개
  • ▲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 II)ⓒLIG넥스원
    ▲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 II)ⓒLIG넥스원
    LIG넥스원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4조원이 훌쩍 넘는 계약을 따내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밝히고 있다. CEO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던 구본상 LIG 회장이 설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작지 않은 호재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사우디 국방부와 천궁 II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32억달러(4조2500억원)다.

    천궁 II는 2012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LIG넥스원이 제작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 무기체계다. 탄도탄과 항공기 모두 대응 가능한 최신 무기다. 2017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2018년 양산을 시작했다.

    계약 세부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내년까지 현지화를 위한 R&D와 생산준비를 거쳐 2026년 이후 3~4년에 걸쳐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UAE에 이어 사우디와도 수출계약을 맺은 만큼 향후 지대공 방어시스템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동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관심이 높은 상황으로 추가적인 천궁 II의 수출국 확보가 기대된다"고 했다.

    국내 방산업체 무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LIG넥스원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800억원, 영업이익은 3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9%, 59.7%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에는 28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경찰청 통신망 구축사업 실적이 반영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이 지난해 체결한 신규 수주 규모는 9조5881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탄탄한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힌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9조5934억원에 달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지난해 2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내년에는 3조8000억원으로 늘 것"이라며 "특히 영업이익은 1864억원에서 3866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설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구본상 LIG회장도 해외 영업활동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구 회장은 올해 민수와 방산을 아우르는 미래기술 R&D와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