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흑자전환… 순손실 폭 줄여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 보존올해 원가율 개선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 ▲ 김유진 대표.ⓒ한샘
    ▲ 김유진 대표.ⓒ한샘
    2022년 상장 이래 첫 적자를 달성했던 한샘이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이하 대표) 취임 반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에 힘입어 올해 체질개선이 본격화 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966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7% 줄었지만 영업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손실도 12.9% 개선된 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리하우스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오프라인 접객을 증가시켜 실적을 방어했고, 홈퍼니싱은 중고가 위주의 상품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여 업황 개선을 대비한 모멘텀을 확보했다.

    한샘은 “그간 추진해온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가 반영된 것”이라며 “전 사업부분에 걸쳐 사업구조를 혁신해 원가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이루고 있으며 원가율은 2022년 4분기를 정점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유진 대표의 경영쇄신이 효과를 내고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가 저수익 사업 재편, 판관비 감축, 원가 개선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한샘은 상장 이후 20년 만인 지난 2022년에 처음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바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구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금리 인상,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작년 8월 한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당시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이었던 김유진 대표를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적임자라는 판단에서였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 서울대에서 경영대학원(MBA)에서 학위를 받은 후 IMM PE에서 다양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기업 경영 능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의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이다. 특히 그는 할리스에프앤비와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 대표로 재직하며 취임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내는 등 맡는 기업마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수익성 개선 핵심 전략으로 ▲주력사업 본원적 경쟁력 강화 ▲저수익 사업 재편 ▲높은 할인율·과도한 마케팅 등 맹목적 매출 성장 지양 ▲컨설팅 비용·판관비 감축 ▲공급망(SCM) 혁신·원가 효율성 개선 등을 추진했다. 

    이달 초 단행한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도 부사장·전무·상무 등 고위 임원 승진은 배제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대신 조직개편을 통해 인사·총무·홍보 등을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를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했다. 기존의 핵심 사업부였던 DT부문은 IT본부만 남기고 대부분 인력을 리하우스·홈퍼니싱·특판사업본부 등으로 이관했다.

    DT부문 업무와 인력을 사업본부로 이관시켜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경영지원본부 업무는 김 대표가 직접 맡아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올해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가율 개선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어나가 안정적인 영업흑자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먼저 리하우스는 부엌과 바스(Bath), 수납 등 리모델링 시장에서 인기가 높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핵심 상품의 라인업과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시공 운영체계를 개선해 시공의 품질과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홈퍼니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연계성과 각 채널의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 또 옴니채널(Omni-Channel)을 구현해 집객과 매출을 높이고 한샘몰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구매와 물류 효율화 등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가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대외 환경은 녹록치 않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샘의 실적 반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샘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479억원, 영업이익 399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3년부터 수익성 개선은 시작됐으며 올해도 업셀링, 구매효율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