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한파' 패션업계, 수입브랜드 확대로 포트폴리오 재편신세계인터, 작년에만 11개 브랜드 선보여 수입브랜드 투자 대비 효율 높고 젊은 소비층 끌어모으기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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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서 패션업계의 실적 타개 전략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패션 대기업들은 MZ세대를 끌어모을 수 있으면서도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수입 브랜드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LF, 코오롱FnC,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국내 패션 대기업 5개사가 지난해에만 총 26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많은 브랜드를 선보인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지난해 패션 브랜드 4개(꾸레쥬, 리포메이션, 뷰오리, 판가이아)와 뷰티 브랜드 7개(다비네스, 로라 메르시에, 쿨티, 힐리, 돌체앤가바나 뷰티, 꾸레쥬 퍼퓸, 수잔 카프만)를 론칭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규 수입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실적 회복에 나선 상황이다.특히 전통적인 명품보다는 저렴하지만 개성과 희소성이 있는 신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판권을 대거 인수했다. 미국의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꾸레쥬’, 미국 액티브웨어 브랜드 ‘뷰오리’ 등이다.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브랜드들은 출신도, 주력 상품도 다르지만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음 세대 명품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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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도 지난해 4개의 패션 브랜드(빠투, 포르테포르테, 랜덤골프클럽, 프리미아타)와 3개의 뷰티 브랜드(르 오케스트르, 소라도라, 로브제)를 출시했다.
LF 역시 신명품 브랜드와 니치향수 등을 수입해 젊은 소비층 사로잡기에 나섰다.지난해 3월부터 LF가 수입해 판매 중인 ‘빠투’는 프랑스 명품그룹인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가 2018년 인수한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빠투의 검정색 숄더백을 착용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판매량이 1000% 넘게 급증하기도 했다.한섬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인 ‘런던언더그라운드’와 ‘아스페시’, ‘무스너클’ 등 해외 브랜드, 니치향수 브랜드인 ‘푸에기아1833’ 등 4개 브랜드를 선보였다.지난해 코오롱FnC는 ‘프리커’, ‘리멘터리’, ‘케이트’ 등 패션 브랜드를 3개 론칭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디 애퍼처’를 선보였다.패션기업들이 이처럼 수입 브랜드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유행에 민감한 MZ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인데다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 투자 대비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수입 브랜드 비중이 약 30%,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약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수입 브랜드 확장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다음 세대가 주목하는 브랜드를 선점해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컨템포러리와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들이 SNS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에 패션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가 주목하는 브랜드 발굴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