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50만대 분 이상 과잉래깅 불가피… 점유율 하락 걱정日 파나소닉, 中 CATL 공세 계속
  • ▲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K-배터리’ 3형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앞다퉈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된다. 3사의 현지 생산능력이 이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초과했고,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면서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기차 한파속에 한국 기업들의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은 이미 현지 수요를 넘어섰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은 전기차 시장 둔화가 시작된 지난해 기준 82GWh였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 72GWh를 10GWh 초과하는 수치다. 

    배터리 10GWh는 고성능 전기차 50만 대에 탑재될 수 있는 양이다.

    삼성증권은 전기차 시장 침체를 고려해 한국 기업들의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을 1년 지연(래깅)한 시나리오도 공개했다. 삼성증권은 이 경우 내년인 2025년 중순부터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여전히 크다는 계산이다.
  • ▲ 전기차 시장 침체를 고려해 한국의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을 1년 지연되더라도 2025년 중순부터 현지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 전기차 시장 침체를 고려해 한국의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을 1년 지연되더라도 2025년 중순부터 현지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한국 기업들이 실제 배터리 공장 가동 시점과 가동률 조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과 중국 기업들 때문이다.

    일본 파나소닉은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50GWh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0GWh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은 지난해 포드와 손잡고 미국 미시건주에 35GWh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고 시도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는 이달 GM, 포드에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업체에 배터리 생산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수요초과는 최소 2030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은 2030년 962GWh에 육박할 예정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 795GWh보다 167GWh 많은 수치다.

    수요초과가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알버말이 전망치를 하향하면서다.

    알버말 대표는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2030년 글로벌 리튬 수요를 기존 전망치 370만톤에서 10% 감소한 330만톤을 제시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공격적인 캐파 증설로 미국 전기차 수요 대비 이미 초과 상황”이라며 “중국의 미국 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는 경우 IRA 발표 전후 미국 내 합작 또는 단독으로 공격적 증설을 진행한 한국 업체들은 향후 미국 내 공급 점유율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