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승진 1년 만 4개 계열 사내이사 이름 올려차기 경영권 승계 작업 본격화 해석부친 뜻에 따라 보유 주식 없어…경영 능력 입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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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이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은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다.현재 이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어 이번 주총이 끝나면 사내이사만 4개를 겸임하게 된다.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풀이가 나왔다.사내이사는 등기임원으로, 미등기 임원과 달리 이사회에 속해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때문에 오너의 사내이사 선임은 책임경영의 지표로 판단된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통과되면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인정받는 셈이다.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들어와 제조 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 이어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2020년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코오롱글로벌 내 자동차 부문을 이끌었고 2021년부터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직하며 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을 주도하는 등 미래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특히 2022년 연말 인사에서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코오롱글로벌 내 자동차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를 출범시켰고 처음으로 계열사 수장자리를 맡았다.다만 이 부회장은 아직 코오롱 지분은 없다. 1대 주주는 49.74%를 보유한 이 명예회장이다.이 부회장은 차기 총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부친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경영 은퇴 당시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1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