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불만 속출주주들 달래기 진땀"M&A 잘 진행… 실적 개선 기대"
  • ▲ 20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뉴데일리DB
    ▲ 20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뉴데일리DB
    "SK하이닉스 보면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지지부진하다. 이런 원인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사업경쟁력 때문으로 보이는데 대응책을 설명해 달라."

    "M&A(인수합병) 고민한다고 하지만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해줬으면 좋겠다." 

    20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경영진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과 의견을 쏟아냈다.

    올해는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며 주주와 소통 강화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끌었다. 안건 표결 이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DX·DS부문의 경영현황 및 2024년 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했다.

    예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 및 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송곳 질문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최근 하이닉스 주가는 상승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하다"며 "이런 원인이 HBM 대응 준비를 잘한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는 어떻게 되고 있나"고 물었다. 

    또 다른 주주는 "10년 전에 이미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는데 HBM을 먼저 개발하고 팀을 해체하는 바람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나"며 "미래를 보고 경영에 심혈을 기울려 달라"고 말했다. 

    또한 실적 부진과 M&A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작년 실적이 부진해서 주주환원 기대에 못미쳤다. 올해 실적은 어떻게 보고 있나"며 "신규 M&A 고민한다고 했는데 작년과 다른점이 안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장을 맡은 한 부회장은 "작년은 유례없는 반도체 업황 위축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며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등 견조한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굵직한 M&A의 경우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외 200개 이상 스타트업에도 지속 투자하고 있는 등 미래 준비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안건 등이 다뤄졌으며 큰 무리없이 통과됐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만큼 이전과 같이 붐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도 준비했다. 주주총회장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상생마켓'이 들어섰다.

    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청년들의 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