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관 인터뷰부임 6개월… "한국시장, 매우 역동적이고 매력적""판매량 1등 아닌 고객 경험에 집중할 것"
  • ▲ 20일 인터뷰에서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바이틀 대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20일 인터뷰에서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바이틀 대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한국 시장은 매우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다만 경기침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스퀘어빌딩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답변했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관으로 이뤄졌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 올해 비즈니스 목표, 고객의 브랜드 가치 경험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바이틀 대표는 토마스 클라인 前 대표 후임으로 지난해 9월 1일 부임했다. 2005년 체코 법인에서 딜러 네트워크 개발 업무를 맡으며 벤츠와 인연을 맺었다. 

    2015년부터 독일 본사에서 벤츠 애프터 서비스 세일즈 및 제품 매니지먼트(After-Sales Sales and Product Management) 총괄을, 2018년부터는 글로벌 트레이닝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2020년부터는 독일 본사에서 벤츠 차량의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바일 경험 확장하는 업무를 맡았다. 

    바이틀 대표는 한국 부임 6개월을 맞은 소감으로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의 나라이고, 속도가 굉장히 빠른 나라”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벤츠코리아는 고객 니즈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으며, 고객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전략을 발표하는 바이틀 대표 ⓒ뉴데일리DB
    ▲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전략을 발표하는 바이틀 대표 ⓒ뉴데일리DB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오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4만4780대에서 2022년 28만3435대로 정점에 다다른 후 2023년 27만1034대로 줄었다. 올해도 1~2월 2만9320대로 전년 대비 22.5%나 감소한 상태다. 

    바이틀 대표는 “민간 소비 분야를 보면 예전보다 소비 자체가 주춤하다”면서 “워낙 고금리 상황이고 경제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 브랜드 대비 가격대가 높은 수입차 시장은 당연히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비즈니스 분위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에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고 주택 시장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면서 “한국 시장을 관찰한 결과 주택 시장이 주춤하면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경향이 있어 거시 경제가 살아나서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벤츠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23년에는 BMW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올해도 2월까지 BMW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틀 대표는 “1등이 되는 게 벤츠코리아의 전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등이 되면 기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1등을 위해 싸우는 것을 전략적인 포커스로 가져간 적은 없었다”면서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것이고, 계속해서 ‘고객의 신남(Excitement)’, 고객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와우 모먼트’를 강화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 이번 인터뷰에서 벤츠코리아의 경영철학, RoF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이번 인터뷰에서 벤츠코리아의 경영철학, RoF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다만 올해 판매에 있어 ‘홍해 사태’가 변수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에즈 운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E클래스’ 구매 고객 수천여 명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유럽에서 차가 한국으로 바로 갈 수 없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남단까지 돌아서 운송해야 해서 운송 기간이 4주가량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차량을 운반할 수 있는 선박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독일 본사를 비롯해 독일 정부와도 논의하면서 선박 확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바이틀 대표는 고객에 대한 브랜드 경험, 전기차 전략 등에 대한 답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우선 고객 만족을 위해 벤츠의 직접판매 프로젝트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 RoF)’를 제시했다. 

    그는 “저희 입장에서 최고의 딜러는 가격 측면에서 매력적인 금액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최고의 서비스와 최고의 고객 경험’을 구현하는 사람”이라며 “향후 도입할 RoF는 이를 실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일부 글로벌 메이커들은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 시점을 늦추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전기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커지는 분위기다. 

  • ▲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 후 시승식 모습. ⓒ김재홍 기자
    ▲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 후 시승식 모습. ⓒ김재홍 기자
    이에 대해 “분명한 것은 전기차가 언젠가 대세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저도 전기차 EQS를 2년 정도 몰았지만, 전기차를 한 번 주행해보면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다시 내연기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벤츠코리아는 올해 ‘마이바흐 EQS SUV’를 비롯해 G바겐에도 전기차 모델을 추가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국 시장의 경우 고객의 전기차에 대한 마인드셋이 한 번 바뀌게 되면 어느 나라보다 빨리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바이틀 대표는 한국에 대한 경험에 대한 질문에 “전반적으로 친철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다같이 모여 함께하는 분위기가 매우 좋다는 점을 들어 ‘한국식 바비큐’를 꼽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결승전 관람을 꼽았다. 벤츠는 LoL을 후원하고 있으며, 특히 고척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한국팀인 ‘SK T1’이 우승하며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게임에 대한 이해를 잘 못했지만 난생 처음 그런 기분을 느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면서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와 즐거움을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