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8% 감소…ROA는 5년 평균치 절반 수준에 그쳐해외법인 순익, 전년 1%대로 급감…합병 통한 업역간 시너지 노려국내서는 지난해 중금리대출 23% 줄인 데 이어 1분기 최다 카드 단종"안정적 재무구조 갖췄지만, 조달비용 부담 가중 전망…수익성 반등 필수"
  • ▲ KB국민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KB국민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KB국민카드의 수익성 지표가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 부담 가중으로 일제히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순이익이 쪼그라든 해외법인을 합병하고, 국내에선 저신용 카드를 과감히 버리고 있다. 또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도 줄여 수익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국민카드의 순이익은 3512억원으로, 전년 3830억원에 비해 8.29%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순이익은 1조4243억원에서 1조2562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총자산이익률(ROA)는 0.54%로, 직전 5년(2018~2022년) 평균 1.03%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년 0.96%에 비해서는 0.42%p 감소했다.

    2022년의 경우 결제실적 증가와 비용 절감으로 카드 이익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높아진 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전성 저하로 대손 부담마저 가중됐다. 지난해 이자비용률은 3.20%로, 전년 2.30%에 비해 0.90%p 악화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법인의 순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 254억원에 비해 1.5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태국 법인(KB제이캐피탈)이 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고, 인도네시아 법인(PT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은 1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캄보디아에 있는 KB대한특수은행과 아이파이낸스리싱은 각각 54억원, -31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진출 국가의 조달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로 고객 상환능력이 저하되는 등 비우호적인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했다"며 "진출국의 '채무재조정자산 상환유예 프로그램' 종료 등으로 선제 충당금 적립 영향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신한카드와 함께 국내 카드사 가운데 해외법인 순이익 수위를 다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해외사업은 국가별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해외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국내 카드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카드는 연내 캄보디아 법인 2곳의 합병을 추진한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카드서비스 등을 취급하는 KB대한특수은행과 오토바이·자동차 등의 리스를 취급하는 아이파이낸스리싱을 합병해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법인의 '수익성 회복 및 지속가능한 내실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경기 반등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1분기 단종 카드 '최다', 지난해 중금리대출 축소도 '최고'…'몸집 줄이기' 본격화

    국내에서는 '몸집 줄이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올 들어 7개 전업카드사가 발급 중단한 카드가 모두 355종인 가운데 국민카드는 절반에 가까운 156종의 카드를 단종시켰다. △옥션 KB국민카드 △KB TLC카드 △KB국민 MYCHEF카드 △KB국민 메리츠화재카드 등 제휴카드 4종과 124종에 달하는 전 저축은행 연계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국민카드 측은 "상품관리 효율성 및 위시(WE:SH)카드 등 새로운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후화, 저이용자 상품 중심으로 상품 발급 종료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대출은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에 놓인 신용등급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로, 카드사의 금리 상한은 12.14%다.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금융지주 계열 4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모두 3조875억원으로, 전년 3조5796억원에 비해 13.7% 감소했다. 특히 국민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1조987억원에서 8438억원으로 23.2% 줄이면서 건전성 제고에 나섰다. 4개사 중 유일하게 2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수적인 리스크 통제 기조와 함께 높은 충당금 적립 수준 및 자기자본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수한 수준의 손실완충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금융지주 계열 특성상 보수적인 재무위험 관리 기조를 고려하면 레버리지배율을 포함한 자본적정성 지표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금리 하향 안정화 전망에도 연내 신용카드사들의 신규발행 금리가 만기도래 평균 금리 수준보다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 금리가 기존 금리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대출성 카드 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수익성 반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