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예산 편성지침 발표 … "건전재정 유지, 필요한 곳엔 투자"R&D 투자, 민간 수행 어려운 기초·원천 연구와 차세대 분야 집중의료개혁 예산 확대 … "지방거점병원 구축, 응급·분만 등 필수의료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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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에도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과 의료 개혁에는 집중 투자한다. 정부는 올해 R&D 예산 구조조정을 예고했지만, 과학계의 거센 반발로 6000억 원 늘어난 26조5000억 원을 확정한 바 있다.정부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예산안 편성·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했다.예산안 편성지침 확정은 내년 예산안 편성 절차의 첫과정으로, 정부 부처가 내년 예산안을 짤 때 따라야 하는 지침이다. 각 부처는 오는 5월까지 기획재정부에 내년 예산 요구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재부는 요구서를 바탕으로 9월 초 국회에 정부 예산안을 제출한다.지침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 방침이 포함됐다. 재량지출은 국채 이자나 복지 분야의 법정지출 등 의무지출과 경직성 경비를 재정지출에서 뺀 것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이다.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 총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684조4000억 원으로 이 중 의무지출이 373조3000억 원, 재량지출이 311조1000억 원이다.정부가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을 기조로 내걸었지만, R&D와 의료 개혁에는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앞서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구조조정 항목으로 지정하고 관련 예산을 전년대비 16.6%(5조2000억) 줄인 25조9000억 원으로 짰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의 반발에 부딪혀 정부안보다 6000억 원 늘어난 26조5000억 원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이는 전년대비 14.7% 줄어든 액수다.정부는 ▲경제혁신 생태계 조성 ▲두터운 약자복지 ▲미래 대비 체질 개선 ▲튼튼한 안보·안전한 사회 분야 등 4대 중점 투자 분야를 설정하고, '경제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R&D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연구와 선도기술 확보를 위한 차세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예산을 늘린다.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을 포함한 미래 전략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수소 등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지원과 R&D 개혁을 위한 혁신·도전형 연구, 신진연구자 지원 등에 중점 투자한다.의료 개혁에도 투자를 집중한다.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한 체계 개편 지원과 중증응급·분만·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의료 R&D와 의대 증원을 위한 투자도 늘린다.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민생토론회에서 밝힌 정책 과제들의 내용도 담겼다. 1유형 국가장학금 지원을 늘리고, 공공분양·공공임대 지속 공급 지원도 강화한다. 1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노선 적기 개통과 2기 GTX(D·E·F 노선 신설)도 본격 추진한다. 광역급행철도·지역거점 공항 건설 등 국가 균형발전 전략도 이번 지침에 포함됐다.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연구 등 효율성이 있는 R&D를 확대할 여지가 있다"며 "필수의료는 올해만 해도 외과·내과·산부인과·소아과·응급의학과 관련 필수의료 예산이 굉장히 확대됐고, 여기에 대한 응급 수요가 많다고 판단해서 면밀히 보겠다"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이날 '2024년 조세지출 운영방향'도 확정했다. 잇단 감세 정책에 올해 조세 지출(감면액) 규모는 77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감면액(69조5000억원)보다 10.9% 상승한 액수다.전체 세수총액 대비 감면액 비중도 지난해 15.8%에서 올해 16.3%로 0.5%포인트 오르게 된다. 조세 지출은 예산 투입 방식이 아닌, 세금을 면제하거나 깎아주는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