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 PBR 0.3배 저평가 불구 올해 들어 주가 부진중국발 내수 가격 하락 등 철강 업황 둔화 장기화 영향中 자발적 감산 돌입 긍정적…신규 주택 지표 반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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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인 철강주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철강업종의 올해 펀더멘탈이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지수는 전일 1789.93을 기록, 연초 대비 9.04%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해 4분기 0.11%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낙폭이 확대되는 중이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3.49% 오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KRX 철강은 POSCO홀딩스, 고려아연, 현대제철, TCC스틸, 풍산 등 국내 대표 철강 기업들을 편입한 지수다. 국내 건설 경기가 부진한 데 이어 해외 철강재 유입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철강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주는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이다. 주요 기업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 수준에 머무를 정도로 '초저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호재에도 불구하고 업황 둔화 장기화 영향에 철저히 소외된 모습이다.

    실제 한국철강(0.4배), 대한제강(0.4배), 세아제강(0.3배), 풍산(0.5배), 동국제강(0.3배) 등은 여전히 PBR이 0.5배 이하로,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열연, 냉연의 내수 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3.6%, 2.6% 하락했다. 중국 내수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들이 값싸게 해외로 수출되는 것이다.

    가격은 내렸지만 재고는 쌓이면서 재고 부담도 커졌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열연, 냉연 유통재고는 올해 들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둔화 국면에서 내수 가격 대비 수출 가격이 높아 중국 업체는 수출량을 늘리게 되고, 이로 인한 추가적인 판가 인상 경쟁에서도 어려움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철강주들이 상승하기 위해선 결국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동시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최근 중국이 자발적 감산에 들어간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풀이된다. 낮아지는 가격 압력과 늘어난 재고가 중국 철강사에도 부담이 된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 윈난성, 광둥성의 주요 철강 업체들은 감산과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윈난성제철공업협회는 “예상보다 낮은 시장 수요 회복, 철강 가격 하락, 손익 악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며 윈난성의 7개 제철소가 감산에 들어갔다. 이후 산둥성과 광둥성 등도 성명 발표와 함께 감산에 돌입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총 14개 제철소가 유지보수‧감산을 발표했으며, 최대 가동 중단 시간을 110일까지 설정했다"라며 "공급 압력은 낮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며 원가 부담은 축소되고 있음에도 중국발 공급과잉은 아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중국의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지속 중이기 때문에 감산으로 인한 펀더멘털의 변화가 크게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시황 개선은 감산만으로 줄어들기는 부족하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중국 내 부동산 수요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점도 향후 철강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주택 부문이 회복해야 국내 철강주들의 실적이 회복하고, 이를 통해 밸류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철강 수요 가장 큰 영향 미치는 주택 부문은 유동성 확대 및 규제 완화로 기존 주택 거래량이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철강 수요 개선 위해서는 신규 주택 관련 지표가 반등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주택 가격 및 착공 면적의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라며 "주택 재고 레벨 및 보유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아직 신규 착공 반등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