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강진에 대피령TSMC "지진 영향 파악중"대만 2위 UMC, 일부 가동 중단공상시보 "6시간 정도 피해"삼성·하이닉스 중국공장 긴급 점검
  • TSMC 대만 신주 팹 전경 ⓒTSMC
    ▲ TSMC 대만 신주 팹 전경 ⓒTSMC
    세계 반도체 공급망 핵심 중 하나인 대만에 규모 7.2 지진이 발생하며 글로벌 반도체업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대만 내 반도체 생산시설 대부분이 위치한 지점과는 거리가 있지만 일본에 이어 지진이라는 지정학적 취약점을 가진 대만에 반도체 공급망을 의존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대만 타이베이 중앙기상청(CWA)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대만 동부 화롄 해안 지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지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관측된다.

    다만 대만 북쪽에 위치한 수도 타이베이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시설이 몰려있는 북동쪽 신주시 등에는 강도 5 미만의 지진에 그쳐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나 카오 TSMC 대변인은 "지진 발생 직후 생산라인에서 일부 직원을 대피시켰다"면서 "남부과학단지에 위치한 파운드리 공장은 이번 지진에 별다른 영향 없이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전력 시스템이나 원자력발전소 등이 피해를 입을 경우 반도체 생산공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었지만 다행히 지진 발생 직후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정전이나 단수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여진이 여러 차례 계속되자 TSMC와 UMC, PSMC 등의 생산공장이 몰려있는 신주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추가 여진에 대한 예방 차원으로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TSMC도 현장에 있는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TSMC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팹 내부 피해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부 온라인 웨이퍼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는 등 일부 손실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만 공상시보는 지진으로 피해를 본 작업시간은 6시간 정도라고 전했다.

    대만 2위 파운드리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도 대피시키는 등 TSMC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회사는 장비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UMC는 신주과학단지와 대만 남부 과학단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PSMC는 신주 지역 팹에 라인 폐쇄 조치를 취하고 직원 일부를 대피시켰다. 동시에 지진으로 장비가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대만 지진 여파로 중국과 일본, 필리핀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긴급 점검에 나섰지만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에는 2년 전인 지난 2022년에도 지진이 발생해 반도체업계가 긴장한 바 있다. 당시에도 대만 동부 해안 쪽에서 강도 6.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북부와 중부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시설은 정상 가동했다. 당시에도 대만 지진이 전체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는 대만이 전 세계 D램 생산능력의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반도체 공급망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더해 UMC, PSMC 등 기업의 파운드리 생산능력만 전체의 51%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난야와 MTTW 등도 대만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일본과 더불어 대만이 지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면서 글로벌 핵심 반도체 공급망으로서의 지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신 근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생산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번 대만 지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진 리스크에 더해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사이에 두고 대립각을 높이는 가운데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친미 성향인 라이칭더가 새로운 대만 총통으로 정권을 잡으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긴장감이 높아졌고 미국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