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0일 현장설명회후 7일내 입찰참여확약서 제출 강요정비사업계약상 최소 45일 기한둬야…장안현대는 '55일' 특정건설사 수의계약 수법중 하나…"대우건설 담합의심"
  • ▲ 시공사 선정이 한창인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에서 조합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 시공사 선정이 한창인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에서 조합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이 내홍에 빠졌다. 일부 조합원이 시공사선정 입찰과정에서 대우건설과 조합집행부간 사전담합 의혹을 제기, 내부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당의혹을 제기한 '5단지 공정한 시공사선정 모임(비대위)'은 "특정건설사 밀어주기가 아닌 공정한 방식의 선정절차가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비판여론이 심화하고 있어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본지취재와 주민제보를 종합하면 개포주공5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개포주공5 재건축조합)은 지난 2월13일 시공사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발단은 개포주공5 재건축조합이 입찰참여자격란에 입찰참여확약서를 기한내 제출한 업체(현장설명회후 7일이내)'를 명시하면서 갈등이 야기됐다.

    2월20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 10개건설사가 참여하면서 경쟁입찰 기대감이 컸지만 정작 대우건설만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비대위측은 조합집행부가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기 위해 확약서를 악용, 타건설사 진입을 막았다고 봤다. 

    실제 수주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A사도 돌연 입찰을 포기했다.
  • ▲ 개포주공5단지 1차 시공사선정 입찰은 대우건설만 확약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정비사업 정보몽땅
    ▲ 개포주공5단지 1차 시공사선정 입찰은 대우건설만 확약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정비사업 정보몽땅
    비대위 관계자는 "건설사가 입찰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조사가 필요한 만큼 7일내 확약서 제출은 사업지 정보를 미리 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며 "이에 조합원들 사이에서 대우건설과 재건축조합간 사전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비사업계약업무처리기준을 보면 조합집행부는 현장설명회부터 입찰마감까지 최소 45일이상 기한을 둬야한다. 입찰을 희망하는 건설사에 충분한 검토기간을 부여하면서 경쟁입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실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3일 입찰공고를 내고 마감기간을 내달 28일로 명시했다.

    하지만 조합재량에 따라 일찰공고문에 확약서 제출이 명시될 경우 입찰마감기간은 대폭 줄어든다. 특정건설사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한 방법중 하나로 활용될 소지가 충분하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개포주공5단지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을 위해선 사업지검토 등 준비과정이 필수인 만큼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하지만 현장설명회후 고작 1주일만에 확약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사실상 입찰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서 입찰공고 전 조합에게 사업지 자료를 요청했지만 그들은 현장설명회때 배포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며 "이를 비춰볼 때 대우건설은 사전에 자료를 받고 검토를 충분히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2차 입찰공고에 명시될 공사비가 가장 저렴한 840만원(3.3㎡당)으로 결정되자 반발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합원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공사비를 올려 경쟁입찰을 유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사비를 낮춰 단독입찰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 
  • ▲ 비대위는 지난달 27일 대위원회 개최장소 앞에서 단독입찰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제보자 제공
    ▲ 비대위는 지난달 27일 대위원회 개최장소 앞에서 단독입찰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제보자 제공
    비대위 관계자는 "대의원회에서 3.3㎡당 공사비로 △1안 840만원 △2안 880만원 △3안 950만원이 제시됐지만 압도적인 표차이로 1안이 선택됐다"며 "최근 공사비가 낮은 사업지의 인기가 떨어지는 만큼 어떤 건설사가 쉽사리 입찰하겠느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보면 경쟁입찰을 통해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는 조건들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현재 조합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며 "대우건설과 조합간 담합이 더욱 의심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측은 사전담합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담합이 아닌 정식 절차대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심을 담아 개포주공5단지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합원님들께서 염원하는 신속한 사업추진과 개포지구 랜드마크건설을 위해 전사적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이번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빠른시일내 개포주공5단지 시공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 5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그간 수주의지를 꾸준히 피력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대우건설 단독입찰로 유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2회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단독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갈등 장기화로 시공사선정 등 재건축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개포주공5단지 한 조합원은 "조합 내부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시공사선정이 미뤄질까 걱정된다"며 "요즘 추가분담금에 대한 문제가 만만치 않은데 하루빨리 시공사를 선정하고 후속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아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공통된 입장은 이번 문제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