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2461억·순손실 2518억…물적분할후 '최악' 유동비율 84.3%…100% 이하면 현금유동성 '빨간불'부채율 506%…재무안정성 기준 200% 크게 웃돌아 고이자 단기차입금도 '9062억원'…"경영 신경쓸 때"
  • ▲ 부영그룹 사옥. ⓒ뉴데일리DB
    ▲ 부영그룹 사옥. ⓒ뉴데일리DB
    부영그룹 핵심계열사인 부영주택이 물적분할이후 14년만에 최악의 경영실적을 냈다. 임대·분양시장 침체로 주택부문 수익이 급감하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바닥을 친 실적 탓에 이중근 그룹회장의 '통큰기부'도 빛을 바란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해 영업손실 2461억원, 당기순손실 2518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12월 부영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후 최대적자다.

    최대실적을 경신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3년만에 영업이익이 4741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부영주택은 2020년 4300여가구 규모 '창원월영 마린 애시앙' 분양완판에 힘입어 228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1년만인 2021년 영업이익이 487억원으로 급감했고 2022년엔 16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엔 2461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커졌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양수익이 줄면서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분양수익은 2883억원으로 회사 설립후 가장 낮은 액수를 기록했다. 2020년 2조2252억원대비 1조9369억원(87%) 줄어든 액수다.

    주택브랜드 '사랑으로'를 보유한 부영과 부영주택은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수익 대부분은 분양사업에서 나온다.

    실제로 시장호황기인 2020년 부영주택은 최대실적을 냈지만 불황이 지속된 2022년과 2023년엔 적자폭이 급격하게 확대됐다.
  •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열린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열린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수익이 줄면서 유동성 지표도 악화됐다. 단기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기준 84.3%로 창사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가 100%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동비율이 100%이하인 경우 현금유동성 관리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1148억원, 2023년 -2518억원으로 2년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506%까지 치솟으며 재무안정성 기준인 200%를 훨씬 웃돌았다. 2020년 378%를 기록한뒤 △2021년 406% △2022년 437% △2023년 506%로 4년연속 상승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임대주택사업 특성상 주택기금과 임차인들의 임대보증금이 회계상 부채로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금과 보증금외 고이자 단기차입금이 △2021년 2071억원 △2022년 4072억원 △2023년 9062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부영그룹 매출 70~80%가량을 책임지는 부영주택 실적저하는 그룹전체 재무건전성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

    경영실적이 악화하면서 이중근 회장과 그룹 사회공헌활동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부영은 지난 2월 열린 '2024년 갑진년 시무식'에서 2021년이후 출생한 임직원 자녀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지급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에겐 영구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장의 개인기부도 연일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고향인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6개 마을주민 280여명에게 각 1억원을 전달했다. 초·중·고 동창생들에게도 각각 5000만~1억원씩 나눠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개선 없는 기업인의 기부는 '선심성 이벤트'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며 "기부나 사회공헌도 좋지만 임대·분양사업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개선과 신사업 확대 등 경영전략 수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장 1인 경영체제 개편과 2세 승계 안착도 시급한 과제"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