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시 94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 즉각 대응"기재차관, 물가회의서 "과도한 기름값 인상 집중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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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닷새 만인 19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자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경제당국도 긴급 회의를 열어 외환금융 시장 변동성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던 중 화상연결을 통해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부처별 비상 대응 강화를 주문했다.최 부총리는 긴급 화상 회의에서 이날 오전 이스라엘이 이란 내 시설을 타격했다는 주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이번 사태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범부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이어 최 부총리는 "현재까지 에너지·수출입·공급망·해운물류 부문에서 직접적 차질은 없으나 주말에도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또 상황 전개에 따라 부문별 비상대응반을 통해 더욱 밀도 있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금융 부문에 대해서는 이미 가동 중인 94조 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필요시 즉각 대응하며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중동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경제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중동 정세 악화로 정부의 물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하반기(7~12월)에는 2%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자신해 왔지만 대외 돌발 악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가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최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국제유가를 반영하며 상승 중인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8일 1701.69원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700원 선을 넘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오름세에 편승해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실장급 간부들을 소집해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타격이 국내 석유·가스 수급에 미칠 영향과 공급망 및 수출 등 국내 경제에 끼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전 세계 원유 생산 3분의 1이 중동에서 나오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한편, 미국 ABC 방송 등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이 발사한 미사일들이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무장드론 및 미사일 약 300발을 발사했는데 이에 대한 재보복 공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