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환율 덕 봤다… 1분기 영업익 3조5574억 선방

현대자동차가 경기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 속에도 환율 효과와 믹스 개선으로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25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하고 매출액 40조6585억원, 영업이익 3조5574억원, 당기순이익 3조37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3조5811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영업이익률은 8.7%로 집계됐다. 1분기 판매대수는 100만6767대로 1.5%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 양산 대응을 위한 아산공장 셧다운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16.3% 감소한 15만9967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신형 모델 투입 및 주요 라인업 상품성 개선과 함께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1.9% 증가한 84만6800대가 팔렸다. 

판매대수의 감소에도 선진 시장 중심의 믹스 개선 등으로 매출액은 확대됐다. 게다가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한 1328원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주요 해외 시장의 수요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판매 성장세에 8%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확대가 미래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 제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 ▲SUV,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작년 역대급 실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견조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효과에 미국 수요 증가, 믹스 개선 등의 3박자가 지속될 경우 평탄한 실적이 예상된다”면서 “인센티브의 가파른 상승세도 올해 하반기 미국 조지아 공장 자동 효과로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도 “올해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재고 수준을 감안하면 연간 안정적인 실적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주주 환원을 위한 2024년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분기 배당(1500원)보다 33.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