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내부 갈등 이후 '4대 엔터' 주가 모두 하락세아티스트 외 프로듀서 간 마찰 新인적리스크 부상엔터 업종 '센티멘털 훼손' 주가 변동성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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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K-엔터테인먼트주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주요 아티스트 컴백과 함께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웠던 것과 달리 때아닌 '인적 리스크'에 엔터주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전인 주가는 종가 기준 20만5000원으로 갈등이 불거지기 직전인 19일과 비교시 1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9조6000억 원에서 8조5000억 원으로 열흘 새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2일로 거슬러간다.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주장하며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뒤이어 민 대표도 이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 갈등으로 하이브의 이달 평균 주가 하락은 12.39%에 달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공방전으로 이미지 훼손이 지속되며 19일 대비 주가수익률 -11%를 기록하고 있다"며 "임시주총 개최까지 최소 8~9주가 소요될 예정에 있어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이브의 내홍은 3대 기획사(JYP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SM은 8만400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JYP는 6만7700원으로 4.0% 오른 반면 YG엔터는 4만2500원으로 3.1% 떨어졌다. 이달의 평균 주가 하락폭은 YG엔터(10.83%), SM(7.74%), JYP(7.49%) 순으로 더 컸다. 

    일부 회사는 소폭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하이브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흘러가진 못하고 있다. 하이브를 제외한 3사 엔터주의 시총은 이날 기준 5조840억 원으로 열흘 전과 비교해 오히려 약 1000억 원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앞서 엔터주는 1분기 바닥을 다졌다는 평과 함께 주요 아티스트 컴백에 기대를 모았던 상황이다. 엔터주들은 연초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린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JYP엔터·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나란히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하이브도 11개월 만에 최저가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 이달부터 주요 아이돌들의 음반 활동 재개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가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SM에선 NCT드림과 에스파, 라이즈 등의 복귀가 예정됐고, JYP의 일본 현지 보이그룹 넥스지 데뷔도 기대되는 이벤트였다. YG엔터도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활동이 예상됐다. 하이브에선 르세라핌을 제외한 전체 소속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이브 사태로 엔터업계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하면서 엔터주에 대한 투심이 당분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아티스트들의 사건·사고, 재계약 불발 등 인적 리스크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기획사와 프로듀서 간 마찰까지 더해져 '인적 리스크'가 더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하이브의 타사 대비 멀티플 프리미엄 부여의 여러 요인 중에는 멀티레이블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며 "결국 단기에 실적 부분에서 큰 영향이 확인되진 않겠으나, '민희진 없는 뉴진스'의 퍼포먼스에 대한 확인 과정 중 주가의 변동성 확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사건으로 회사에 대한 장기적 관점은 변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멀티 레이블 체제의 견고함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던 중 발동이 걸렸다"면서 "문제는 엔터 업종의 센티멘털 훼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