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티슈노동자' 퍼포먼스 진행 매년 2만4000명 뽑지만 5년 후 80% 현장 떠나의료개혁 차원서 21대 국회 통과 촉구 의료대란 사태 봉합시 '제자리걸음' 우려
  • ▲ ⓒ대한간호협회
    ▲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는 더 이상 티슈노동자일 수 없다. 간호법안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2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여야에 촉구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간호협회 탁영란 회장과 참석 임원들은 흰색 마스크를 쓴 채 간호사를 곽티슈로 빗댔고 '휴지를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날 탁영란 회장은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노동자로 부른다"면서 "필요할 때 한번 쓰고 버려지는 간호사라는 의미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고 설명했다.

    탁 회장은 "매년 약 2만4000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1만4000명이 직업을 포기하고 5년 이내에 80%가 현장을 떠난다"며 "대한민국에 어떤 직종이 이런 이탈률을 가지고 있냐"며 울분을 토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 불확실한 미래, 불법에 내몰리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간호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간호 현장에서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나 사태가 해결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날 티슈간호사 퍼포먼스는 정부와 국회는 간호계의 도움이 필요할 때만 중요도를 올리고 그렇지 않으면 보호망이 없다는 것에 비판으로 읽힌다. 이미 여야와 정부 수정안이 마련된 간호법은 21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탁 회장은 "미래의 대한민국은 더욱 간호사를 필요로 한다"면서 "환자는 더 많이지고 노인들의 질환은 깊어진다. 우리 모두는 늙어간다"며 "우리 대한민국은 숙련된 간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여야 정치인 모두는 의사가 현장을 떠난 의료상황 앞에서 앞다투어 간호법안 제정을 약속했다"며 "의료개혁을 위해 간호법안 제정은 꼭 필요하다고 했으니 열흘 밖에 남지 않은 21대 회기 내 꼭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