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美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 조치반도체 넘어 태양광·전력 관련株 급상승"미국 내 수요 커질 것 슈퍼사이클 지속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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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국내 수혜주의 규모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적용하면서 반도체·배터리를 넘어 태양광·전력 등 신재생 관련주의 반사이익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태양광 대장주인 한화솔루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5% 이상 상승했다. 연초만해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4만 원선 아래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실적 악화에 맞물리며 2만 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한달 전 대비 주가가 54% 뛰었다. 대명에너지, 에스에너지 등 태양광 관련주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전기차와 반도체·의료품을 포함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 일부가 8월 1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요동쳤다. 미국 정부는 배터리 및 소재·부품(7.5%→ 25%), 전기차(25%→100%), 태양광 셀(25%→50%) 등 관세율을 크게 올렸다.

    이는 지난 14일 미국 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며 반도체와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제품 18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발 공급 과잉에 발목을 잡혔던 국내 및 미국의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 및 연방 보조금이 해당 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태양광주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ESS에 들어가는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 관련주도 새로운 수혜주로 떠올랐다. 전력주는 미국 전력망 내 중국산 장비 사용 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 종목인 LS ELECTRIC(LS일렉트릭)은 올 들어서만 주가가 215.14% 급등했다. 지난 1월 2일 기준 7만73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기준 22만8500원을 기록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지난 1월 대비 253.31% 치솟았다. 연초 8만 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28만 원대를 기록 중이다. 효성중공업도 연초 이후 164.11% 상승했다. 1월2일 15만7700원으로 마감한 주가는 현재 43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화전기와 대원전선도 같은 기간 300% 가까이 급등세를 보였으며, 가온전선과 대한전선 역시 각각 193.40%, 107.97% 올랐다. 

    국내 전력주가 주목받은 데는 미국의 중국산 전력장비 사용을 금지 조치로 한국 전선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뚜렷해지면서다. 특히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국내 업체엔 호재로 떠올랐다. 통상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는 30년으로 여겨진다. 미국 에너지부가 집계한 미국 변압기의 70%는 25~30년 전에 설치됐다.

    향후 AI 반도체 훈풍에 따른 AI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 전기장비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AI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전기 소비량이 20배 높아 초고압 변압기가 필수다. 증권가에서도 전력산업의 호재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중국산 전력기기 수요 감소에 따른 반사 수혜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업들의 생산능력과 공급능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전력기기 산업의 초호황 사이클은 미국을 넘어 유럽, 중동까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