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이스턴 컴퍼니 지분 인수… 시장 지배력 강화이집트 담배 생산 라이센스 2곳 지분 보유BAT, 2022년 이집트 시장 철수… JTI 상황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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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ilip Morris International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이집트 최대 담배 제조업체인 이스턴 컴퍼니(Eastern Company)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글로벌 경쟁사인 BAT가 이집트 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재팬 토바코 인터내셔널(JTI) 역시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이집트 담배 시장은 사실상 PMI가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MI는 이달 초 이스턴 컴퍼니의 지분 14.7%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PMI는 이집트 시장 내에서 가열식 담배 제품은 물론 제조 부문에서 독점적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집트는 연간 약 1000억 스틱의 담배를 소비하는 글로벌 7위 담배 시장으로 꼽힌다.

    이집트에서 담배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면허를 가진 곳은 이스턴 컴퍼니와 United Tobacco(유나이티드 토바코) 두 곳 뿐이다. 두 회사 모두 PMI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이집트의 담배 생산을 PMI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스턴 컴퍼니는 이집트 정부가 통제하는 사실상 국영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22년 IMF를 통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이때부터 이스턴 컴퍼니의 지분을 글로벌 기업에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지분 30%를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기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재팬 토바코 터내셔널(JTI)는 이 지분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경쟁에서 밀리며 사실상 시장 지배력이 떨어졌다.

    입찰 실패에 더불어 PMI가 최근 이스턴 컴퍼니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이집트 시장에서 JTI의 위치는 더욱 위태롭게 됐다. JTI가 이스턴 컴퍼니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경우 PMI의 이집트 사업 간접주주가 되는 것은 물론, 자사 제품을 포함한 외국 제품의 생산·유통에 관한 권한을 일부 가질 수 있었다.

    현재 JTI는 일부 담배 제품을 이집트에서 유통·판매하고 있지만 라이센스가 없어 이스턴 컴퍼니를 통해서만 시장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집트 정부와 시장도 PMI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집트 정부는 저가 담배 수입 금지 법령을 통해 JTI를 압박하고 있다.

    JTI는 이집트 시장에서 35 이집트파운드, 한화 약 1015원 수준의 저가 담배인 골드 코스트를 주력으로 판매했다. 저가 담배 수입 금지로 판로가 막히면서 골드 코스트 판매가 중단됐다. JTI는 생산라인을 이집트로 옮기는 방식으로 골드 코스트 판매를 위한 협상을 지속해왔지만 이스턴 컴퍼니와 협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집트 시장에서 글로벌 담배제조 업체 3사(PMI, BAT, JTI)의 다툼은 PMI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앞서 2021년 BAT는 두 번째 담배 생산 면허를 유나이티드 토바코에 빼앗기면서 이듬해인 2022년 이집트 시장 진출 22년만에 영업을 종료하고 철수한 바 있다.

    PMI 프레드 드 와일드 중동지역 사장은 “이스턴 컴퍼니와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