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행진' 신세계건설, 주가 3거래일 새 32% 폭등모회사 이마트 대규모 6500억원 자금 수혈 영향이마트 주가엔 부담…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주가 하락
  • 신세계건설의 주가가 3거래일 새 무려 32%나 급등했습니다. 지난 30일 종가 기준 신세계건설 주가는 1만4700원으로, 8개월 만에 다시 1만4000원대를 회복했는데요. 

    지난해 2월 2만3000원선이던 신세계건설의 주가는 1만원대 초반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악성 미분양에 시달려 자금난을 겪은 탓입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2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적자로 3년 연속 손실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건 지난 28일입니다. 전주까지만 해도 1만500원 수준이던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신세계건설 이사회가 재무구조 개선과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6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을 승인했다고 공시하면서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부채비율 상승을 통제하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807% 수준인 부채비율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대금 인수 시  200% 미만으로 낮아져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모회사인 이마트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는데요. 자금보충 약정은 상환 능력이 낮아지면 자금을 보충하겠다는 의미로,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한 대주주입니다. 

    신세계건설의 지난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1141억 원. 몸값의 6배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입니다. 

    사실 신세계건설 주주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은 수혈이지만 이마트 주주들 입장에선 우려했던 리스크가 터져버린 꼴입니다. 

    연초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시장에선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낮췄는데요. 당시 온라인 사업 적자가 지속된 이유도 있었지만 본업보다는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리스크를 반영해서였습니다. 주가가 지난달 중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던 배경입니다. 

    실제로 이마트가 이달 16일 1분기 증권가 예상을 크게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부진합니다. 신세계건설의 주가가 30% 넘게 폭등하는 동안 이마트의 주가는 2.4% 내렸습니다. 

    지난달 중순 장 중 6만원 초반까지 떨어지며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실적 발표를 전후해 6만5000원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6만원선이 위태로워진 상황입니다.   

    이마트 종목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신세계건설 때문에 그간 이마트 주가가 눌려있었는데 이젠 신세계건설 주가만 올라 기가 차다"며 "자산 팔고 지원받고 하면서 시총 1000억 원짜리 회사가 현금 실탄 1조 원이상을 가지며 급한 불은 다 껐는데 그 엄한 불똥이 이마트 주주들에게 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자금 수혈을 받은 신세계건설도, 실적 개선을 이룬 이마트도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합니다. 추세적인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죠.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에 대해 "구조적인 턴어라운드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객수회복 대비 객단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공휴일 수가 이틀 적었던 4월의 기존 점 실적 성장률이 할인점은 5.2%, 트레이더스 5.4% 감소하는 등 재차 부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연구원은 "할인점 채널의 매력이 근본적으로 낮아진데다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부상으로 유통업계 경쟁이 심화됐고 신세계건설의 실적 가시성이 낮아지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면서 "오프라인 사업 통합 시너지가 가시화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2025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으로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