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만원 돌파 '신고가' 경신 한미반도체, 목표주가 26만원까지 언급'HBM 품질테스트 이슈' 삼성전자는 고전 "엔비디아 주가 조정 상황도 고려해야"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통신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통신
    엔비디아발(發) 훈풍에 국내 AI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도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 상승세와 맞물려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시장에서 목표한 2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공급하고 있어 대표적인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SK하이닉스의 추가 주가 상승 구간이 33%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고성장과 주가 상승은 시장의 투자 수요가 얼마나 높은지 말해준다"며 "아시아의 AI 공급망 주식은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와 HBM 공급 경쟁을 본격화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의 품질 테스트가 통과되지 못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3% 가까이 떨어진 바 있지만 레거시(구형 반도체) 수요 회복 전망에 하락폭을 줄여나갔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7만5000원 선에서 횡보중이지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하반기 HBM 5세대 제품인 HBM3E의 고객사향 퀄 테스트 결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실적 매력도가 발생할 레거시 회복 구간에 돌입했다"면서 "레거시 회복 과정에서 1차, AI 수요 향 고부가 제품 경쟁력 확인 과정에서 2차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HBM의 부품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시장 호재에 올 들어 한미반도체 주가는 6만1700원에서 16만5300원으로 167.91% 뛰었다. 시가총액은 16조330억 원으로 지난해 말(6조58억 원) 대비 10조 원 넘게 불었다.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한미반도체에 대한 투자 불씨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2일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며 다음 날 9% 이상 오르는 등 당시 3거래일 동안 20% 급등한 바 있다. 

    또 다른 고객사인 마이크론 수혜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향후 마이크론이 미국 뉴욕주에 이어 일본 히로시마 팹(반도체 제조용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 예상보다 큰 규모의 캐파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26만 원까지 올리는 등 상승 여력에 힘을 보탰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HBM3E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비로서 한미반도체 수혜 강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연내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예정하고 있어 파트너십도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기술개발의 최대 수혜를 본 엔비디아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의 대중동 AI 가속기 수출을 위한 허가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주요 기술주인 AMD·구글·MS 등 반(反)엔비디아 연합과의 눈치싸움이 일어나는 등 악재 요인이 출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 로머 보스털칼리지 교수는 "지금 AI의 미래 궤적에 대한 확신이 지나치다"며 "만약 엔비디아 주가 조정이 이뤄질 시 미 증시 조정국면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AI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