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수출 비중 30% 육박대(對)미국·중국 수출은 40%에 근접전문가 "반도체·車 시장 침체 땐 역성장""새로운 산업 육성 및 수출 다변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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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수요 증가 등에 따른 반도체·자동차 등 중심으로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편중되다 보니 경제 구조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출 품목과 시장의 다원화가 절실하다고 제언한다.
◇ 올해(1~5월) 수출 전년比 10.1%↑… 연간 역대 최대 전망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수출은 2781억달러로 지난해 보다 10.1% 증가했다. 1~5월 수출 실적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55억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구체적으로 정보통신(IT)시황 회복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52.5% 증가한 523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2위 수출 실적이다. 디스플레이(+14.0%), 컴퓨터(+39.3%) 등도 큰 폭의 개선 흐름을 보였다.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은 각각 1~5월 합산 역대 최대실적으로 수출 증가세 견인했고 선박도 전년 보다 56.6% 증가한 104억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9대 시장 중 미국·중국 등 6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대(對)미국 수출은 1~5월까지 814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최근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주력 품목의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책연구원의 전망도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펴낸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보다 8.3% 증가한 684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의 6836억달러를 상회한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반도체 업황을 좋게 보는 만큼 하반기에 물량 효과가 예상보다 더 잘 나온다면 연수출 7000억달러 목표에 더 근접한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
◇ 수출 품목 집중도 세계 10대국 중 가장 높아 … 다변화 필요 절실우리나라의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품목 집중도는 주요 수출국과 비교할 때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한국무역협회와 UN(유엔)의 국제무역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2020~2022년 수출 품목 집중도가 779.3포인트(p)로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수출 품목 집중도는 개별 품목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해 산출한 지수다.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대 수출국의 평균은 548.1p였다. 일본이 753.0p로 2위, 중국은 640.2p로 3위, 미국은 425.8p로 7위를 기록했다.실제 수출에 있어 반도체와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비중은 2021년 27.1%에서 지난해 26.8%, 올해 1~5월까지 29.9%로 급증했다.
미국·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합)은 2023년 1분기 37.3%에서 올해 1분기 37.7%로 상승했다. 올해 4월과 5월은 각각 38.9%, 38.4%를 기록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면서 "결국 관련 시장이 죽으면 역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출산업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장기 침체 또는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산업 육성도 과제이지만, 기존의 산업에 합쳐 우리가 발전시켜야 될 산업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