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일 14억달러… 전년比 9.3%↑정제능력 부각… 수요 증가"71개국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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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탁월한 정제능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석유제품 수출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에서 10일까지 열흘 간 석유제품 수출액은 13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수준으로, 해당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9.6%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올해 들어 국내 석유제품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124억1600만달러로 적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양으로 보면 1억2690만배럴로 종전 최고 기록인 2020년 1분기 1억2518만배럴을 넘어섰다. 

    통상 1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저조한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에는 작년 1분기 대비 7.8%나 증가했다. 제품별로 보면 경유(41%), 휘발유(23%), 항공유(17%)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전체 수출의 81%를 차지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5월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 늘어난 46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인 581억 5000만달러의 7.9%에 달하는 수준으로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반도체·바이오헬스에 이은 3위다. 

    한국 정유업계의 꾸준한 수출 증가는 우수한 정제능력과 폭발하는 수요 덕분이다. 실제 2010년대 중반 이후 국가 전체 수출액 중 5~7%대에 불과했던 석유제품 비중은 지난해 8.3%까지 증가했다. 국가 수출액 100원 중 8.3원이 석유를 팔아 거둔 수입인 셈이다.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정제설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술적으로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내수 소비 보다 약 39.5%에 달하는 초과 정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값싼 중질유에서 휘발유, 등·경유 같은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추출하는 고도화설비 비중도 높아 석유 수출 과정에서의 부가가치가 높다. 탁월한 정제능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니 가격 경쟁력도 뛰어난 편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국가수는 70개에 달한다. 

    또한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항공유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과 수출 다변화 전략 또한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을 뒷받침했다. 

    우리나라는 시장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설비투자로 전세계 항공유 수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휘발유, 경유 수출은 세계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 환경변화와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중국이 아닌 수출국을 발굴·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이 석유제품을 수출한 국가별 비중을 보면 호주가 19.5%로 1위, 싱가포르가 12.2%로 2위, 일본이 10.8%로 3위를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항공유 수요 회복, 드라이빙 시즌 본격화로 수출 호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수출이 잘돼고 있어 2020년 71개국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수출국가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