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 불구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종윤 진입이사 후보자 4인 누구도 임시주총 불참해 소액주주 '눈총'추후 이사회 통해 임종윤 대표 선임할 듯현안인 상속세 2700억원과 투자재원 1조원 마련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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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사내이사에 진입했다. 추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형제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내년까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 약 2700억원은 물론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이전에 약속한 1조원 규모의 투자재원 조달에 관한 구체적인 방향을 서둘러 제시해야 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18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과 남병호 헤링스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지난 13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제외한 다른 후보자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표를 던졌지만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어 안건 통과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임시주총 진행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국민연금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 대해서는 직전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는데 임종윤 이사는 이날 임시주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37분경 한미타워로 출근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물론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와 남병호 헤링스 대표도 임시주총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임시주총 의장으로 참석한 박재현 대표 이외 기존 이사 5명도 임시주총에 불참했다.

    박재현 대표는 "참석 의사를 밝히신 분들이 3~4분 계셨는데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한미약품 소액주주는 이를 놓고 "국민연금이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밝힌 만큼 표결의 정확성, 명확성이 중요하다"면서 "차후 논란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으니 참석한 주주들을 명확히 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주들 오라고 해 놓고 집행부들은 빠지고 주총을 진행하면 어느 주주가 참석하려고 하느냐"면서 "당장 이사들 참석하도록 해 달라"고 말하며 정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재현 대표는 이러한 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20분간 임시주총을 정회하기도 했다.
  • ▲ ⓒ최영찬 기자
    ▲ ⓒ최영찬 기자
    한편, 임종윤 이사는 이날 사내이사에 진입했지만 아직 대표이사로 선임되지는 못했다. 주총 이후 이사회가 열린 뒤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가 결정되는데 이사회가 열리지 못해서다.

    박재현 대표는 "추후 이사들의 일정 조율을 통해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에 오르게 되면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함께 형제경영 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GC녹십자의 허은철 대표와 GC의 허용준 대표처럼 형은 사업회사, 동생은 지주사 대표를 맡는 것이다.

    임종윤 이사는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만큼 미국 벤틀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임종훈 대표보다 제약바이오부문에서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바라보는 한미약품에서 임종윤 이사에게 R&D(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하는 역할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다만 이에 앞서 현안인 상속세 재원와 R&D 자금 조달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이날 임시주총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도 "지난 3월28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을 통해 올라선 경영진들이 미래 청사진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어떻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재현 대표는 임시주총 인사말에서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주들께 높은 기업가치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면서 "이날 선임될 새로운 이사진들도 이러한 한미의 방향성 제시에 큰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