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경요건 완화 법안 발의에 '전국민 25만원' 편성법 비판법안 발의자 '건전재정' 외치던 기재부 예산실장·차관 출신"모순적 행태에 기재부 후배들 볼 낯 있을까 걱정"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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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세수결손 사태에 '재정 청문회'를 열자던 더불어민주당이 '손쉬운 돈풀기'가 가능한 법안을 내면서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법안 발의에 앞장선 의원이 나라곳간을 책임지며 '건전재정'을 외치던 기획재정부 출신이어서 불철주야 재정 정상화에 노력하는 후배들을 볼 면목이 있겠냐는 비판이 나온다.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기재부 관료 출신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이틀 전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현재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남북관계 변화 등이 있을 때만 추경을 편성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계층·지역·산업 간 양극화 해소와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해 재정 지출이 시급한 경우’를 추가했다.법안을 발의한 안 의원은 현행 국가재정법이 추경 사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긴급 경제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올해와 같이 수출과 내수 회복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생계 안전을 위해 추경편성이 필요한 경우 법적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모든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민생지원금을 주자고 한 총선 공약을 위해 안 의원이 총대를 멨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아무 때나 추경을 할 수 있다. 동시에 추경 남발로 인한 나랏빚 급증은 시간 문제다.안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을 지내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던 인물이다. 나라곳간을 책임지다가 야당 의원이 되자마자 국가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법안을 선봉에 서서 발의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그는 차관 시절인 2021년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 회복 추세에 맞춰 재정 건전성 강화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문 정부 시절 10번이나 추경을 편성하고 국가부채를 400조원 늘리면서 심각한 재정 악화를 방치했다.국가 재정 여력을 어렵게 하는 법안은 또 있다. 기재부 예산실 문화예산과장·농림해양예산과장 등을 지낸 조인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이다. 현재 내국세 총액의 19.2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5%포인트 인상한 24.24%로 상향하는 내용이다.지방 소멸을 막고 열악한 지방정부의 재정을 돕자는 취지는 좋지만 현재 나라곳간 상황을 감안했을 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기준 국가채무가 1129조원에 달하고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도 64조원 적자다.올해 세수입 상황도 좋지 않아 작년 56조원에 이어 대규모 '세수 펑크'가 우려된다. 야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씩 지급하는 민생지원금을 밀어붙인다면 재정 악화는 더욱 심해지고, 저출산 대응과 상속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기업 밸류업을 위한 세제 개편에 힘을 쏟기도 힘들어진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국가 총부채가 기업 2734조원, 가계 2246조원, 정부 1053조원 등 6033조원으로 6000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69.8%로 주요 20개국(G20) 중 5위다. 불어나는 빚에 국가 신인도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방만하게 나라 살림을 운영하면서 재정을 악화시키고 국가 신인도 하락까지 초래한 당시 여당과 예산당국 관료 출신이 '재정 파탄'에 또 다시 의기투합하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관료 출신의 정치권 인사는 "정치 초년생이라곤 하지만 모순적인 모습에 기재부 후배들 볼 낯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2017년 660조원에 그쳤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00조원을 넘어섰다. 문 정부 시절 10차례, 150조원이 넘는 추경을 편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현 정부에 재정파탄 책임을 돌리며 청문회를 열자고 한다. 재정파탄, 어디서부터 문제였는지 정말 모르고 있다면 자격 미달이고 알고도 그런다면 염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