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부터 중증환자 중심 진료체계로 전환급작스런 변화 대신 단계적 조정이 우선'전면 휴진'서 우회했지만 무기한 대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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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들이 오는 4일부터 수술 절반 축소 등 진료 조정을 예고했다. 당초 전면 휴진에서 문구는 바뀌었지만 내용은 동일하다. 같은 날 환자들은 다섯달째 이어지는 의료대란에 반발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3일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의료붕괴의 국가비상상황에서 선별적이고 강도높은 진료 축소와 재조정을 통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진료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휴진 첫날인 오는 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되는 수술은 지난해 동기 대비 49% 줄고 전주 대비 29% 감소할 전망이다. 외래 진료는 지난해와 비교해 30.5%, 전주 대비 17.2% 감축한다. 신규환자도 42.1%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비대위는 "의료가 정상화될 때까지 경증질환자는 1·2차 병원으로 적극적으로 회송하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와 지역의료가 담당할 수 있는 환자의 진료는 불가피하게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공백 장기화를 대비한 조치로 여겨지나 중증, 희귀질환자들이 몰리는 국내 최대 규모 병원에서 갑자기 수술과 진료를 축소하는 것은 환자들의 무기한 대기와 직결된다. 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환자들이 거리로 나선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비롯해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약 100개의 환자단체는 4일 오전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환자단체들은 "의료공백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는커녕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 삼아 서로를 비난하기만 하는 갈등 양상에 환자단체들은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