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첫 대어 시프트업 상장일 18% 상승 2분기 들어 IPO 시장 위축 뚜렷…시프트업도 시장 기대 '찬물'공모주 수급 영향 불가피…투자 시 옥석 가려야
  • ▲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프트업
    ▲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프트업
    하반기 첫 대어급 공모주인 시프트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증시 데뷔 성적표를 받았다. 시프트업의 상장으로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에 온기가 확산되길 기대했던 만큼 당분간 연초 수준의 시장 활기를 이어가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상장한 시프트업은 공모가(6만원) 대비 18.33% 오른 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50% 가까이 오르며 8만9500원을 터치했지만 상승 폭을 절반 이상 반납했다.

    기관 수요예측(223.6대1)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나타난 경쟁률(341.24대 1)이 지난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을 뛰어넘었지만 이날 주가 상승률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장한 30개 종목의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 87.5%다. 

    IPO 시장은 2분기 들어 힘 빠지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분기 상장한 15개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상승률은 83.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 새내기주 13개종목의 시초가 평균 수익률(168.0%)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상장 첫날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1분기 11종목에 달했지만 2분기엔 5종목에 불과했다. 

    3분기 공모주 시장의 포문을 연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일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4만3900원) 대비 20.44% 하락 마감했다. 치킨값 수익이라도 기대했던 공모주 투자자들로선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는 평가다. 지난 11일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대비 32.3% 하락한 상태다.

    하반기 대어로 꼽혀온 시프트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던 것도 이때문이다. 

    시프트업의 온기가 공모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 상장을 앞둔 중소형 종목들의 흥행은 물론 출격을 검토 중인 다른 대어급 기업들의 추가 상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올해 네 번째 코스피 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산일전기와 엑셀세라퓨틱스, 피앤에스미캐닉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아이빔테크놀로지, 티디에스팜 등 중소형 종목들이 이달 출격을 대기 중이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케이뱅크는 하반기 상장이 기대되는 몸값 5조원대 대어급 종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프트업의 성과는 케이뱅크 등 IPO를 앞둔 다른 대어급 종목들의 흥행 성적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다른 공모주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주의 첫날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건 공모가 자체가 너무 높게 책정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신규 상장사 모두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이나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됐다. 

    이는 단타를 노린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서 높은 가격을 써내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불패' 분위기가 옛말이 된 만큼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가를 너무 비싸게 책정함으로써 이미 공모가에 모든 기대가 반영된 채 상장일 상승 효과를 없애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종목별로 꼼꼼히 장단점을 따지고, 기대 수익률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