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어 케이뱅크, 올해 IPO 재도전…연말까지 상장 목표더본코리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코스피 활기 속 연내 상장 도전IPO 시장 활황세 꺾였으나, 코스피 대어 기대감 여전하단 평가
  • ▲ ⓒ케이뱅크
    ▲ ⓒ케이뱅크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반기 대비 다소 침체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하반기 남은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IPO 시장이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견조한 점을 미뤄보았을 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기업들에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상장할 예정인 산일전기를 비롯해 케이뱅크, 더본코리아, 전진건설로봇, 에이스엔지니어링, 롯데글로벌로지스, LS이링크 등 다수 기업은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산일전기의 경우 오는 2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산일전기는 지난 1987년 설립된 특수변압기 및 전력기기 제조사로, 송배전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V충전소 및 데이터센터 등에 다양한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특히 37년간 전 세계에 다양한 특수변압기를 제공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전력기기 사업을 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향으로 13년간, 일본 도시바와 미츠비시(TMEIC)향으로 25년간 각각 변압기를 공급했다.

    전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친 산일전기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4000~3만 원이다. 밴드 최상단 기준 공모 규모는 2280억 원, 시가총액은 9133억 원이다. 증시 입성 첫날 결과에 따라 조 단위 상장사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오는 18~1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과정에서 신주 650만 주가 발행되고 박동석 대표와 그의 부인 강은숙 씨는 각각 구주 55만 주, 총 110만주를 팔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도 올해 무난히 상장 절차를 완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예심을 통과하고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뒤 공모를 진행하면 연내 상장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22년 상장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이듬해 2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주식시장 침체 속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5~6조 원대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다 양호한 재무 건전성 지표도 나타내고 있어 상장에 재차 도전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올 연말쯤 상장이 되리라고 예상하는데, 자기자본이 2조 원을 웃돌 것"이라며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5조4000억 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요리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운송 전문업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도 연내 상장을 노리는 IPO 시장의 '빅딜'로 꼽힌다. 더본코리아는 이미 지난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제출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하반기 내로 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IPO 시장이 하반기에 들어서며 힘을 다소 잃었다고 평가한다. 

    실제 지난 2일 상장한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4만3300원) 대비 20% 하락한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공모주 불패' 현상을 끊었다. 

    이어 전일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도 공모가(1만 원)보다 16%(1670원) 하락한 8330원에 장을 마감,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돈 두 번째 종목이 됐다.

    다만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대어급 기업의 경우 여전히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IPO 시장의 사이클을 봤을 때, 상반기 정점을 찍고 분위기가 다소 내려온 상황"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은 장기적인 흐름을 놓고 봤을 때 평균 이상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히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공모 물량이 작은 종목들만 잘 된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시장에선 물량이 큰 기업들도 잘 소화하고 있다"라며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성공한 데 이어 시프트업이 어느 정도 선방한 만큼 조 단위 빅딜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본부장 또한 "최근 코스피 시장은 코스닥에 비해 흐름이 견조한 상황"이라며 "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대어들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